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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농업법인 10곳 중 8곳 ‘딴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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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농업법인 10곳 중 8곳 ‘딴짓’

입력
2016.09.2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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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조사 결과 20%만 제대로 운영

땅장사ㆍ숙박업 등 목적 외 사업

道, 비정상 농업법인 정비 추진

제주지역 농업법인 10곳 중 8곳은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농업법인은 땅장사를 벌이거나 숙박업, 음식업 등 목적 외 사업을 벌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도는 도내 농업법인 실태에 관한 전수조사 결과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농업법인에 대해 정상화될 수 있도록 본격적인 정비에 나설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도가 이번 실시한 실태조사는 도내에 등록된 모든 농업법인(영농조합 1,669곳ㆍ농업회사 959곳) 2,658곳에 대해 현장실사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전체 농업법인 중 1,225곳(46%)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 중 422곳은 설립요건 미충족, 257곳은 목적 외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실상 실제 목적대로 운영되는 농업법인은 전체의 20%(546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1,402곳은 영업을 하지 않거나 아예 사무실 소재조차 파악되지 않았다. 31곳은 농업법인에서 일반법인으로 전환했다.

제주지역 농업법인 10곳 중 8곳은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지역 농업법인 10곳 중 8곳은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는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업법인 정비계획에 따라 미운영 농업법인 1,402곳과 설립요건 미충족 422곳에 대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6개월 유예기간을 주고 설립요건을 충족하도록 시정명령을 내릴 계획이다.

또한 목적 외 사업을 운영하는 법인 257곳에 대해서는 ‘농어업경영체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20조3항에 따라 법원에 해산명령을 청구할 계획이다. 목적 외 사업을 하는 농업법인은 대부분 숙박업을 하거나 음식점, 화물운송업, 부동산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법인은 농업과 관련된 사업 외에 숙박업, 부동산매매업, 건축업 등을 할 수 없고, 농업법인이 소유한 농지는 농지경영에만 사용해야 한다. 건축 등의 목적으로 제3자에게 토지사용승낙도 제한된다.

도 관계자는 “일부 농업법인은 농지 취득세 등을 감면받고 나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속칭 ‘땅 쪼개기’를 통해 큰 시세차익을 남기는 등 부동산 투기 행위를 벌여왔다”며 “일부 농업법인의 위법행위로 인해 선의의 농업법인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농업법인 정비를 강력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월말 현재 도내 농업법인들이 소유한 농지는 2,599필지ㆍ627만4,500㎡다. 이는 마라도 면적(30만㎡)의 20배가 넘는 규모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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