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외교협회(CFR)는…외교안보 라인 요직 출신 주축
지난 16일 대북 특별보고서를 공개한 미국 외교협회(CFR)는 브루킹스연구소,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소 등과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외교안보 싱크탱크로 꼽힌다. 국내 정치인들이 한반도의 외교 문제에 대한 미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기 위해 자주 방문해왔고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9년 9월 CFR에서 대북정책 연설을 하기도 했다.
CFR은 특히 1990년대 후반부터 ‘한반도 특별반’(Task force on Korea)을 운영해올 정도로 북핵 문제에 관심을 쏟아왔다. CFR의 한반도 담당은 미 국무부와 국방부 등 외교안보 부처의 요직에 있던 인사들이 주축을 이뤄왔고 이들이 간헐적으로 내온 보고서는 미 정부의 대북 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대북 전문가 17인이 참여한 이번 특별보고서에는 게리 세이모어, 로버트 아인혼, 조지프 디트라니, 에반 메데이로스 등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주요 요직을 맡았던 인사들이 대거 포함돼 면면이 화려하다.
세이모어 하버드대 벨퍼 국제관계연구소장은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역임했고 오바마 2기 행정부에서는 백악관 군축ㆍ비확산 조정관을 지낸 대표적인 군축 전문가다.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인 로버트 아인혼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부의 대(對)이란·북한 제재 조정관을 지냈다. 대북자금 제재를 주도해오며 ‘저승사자’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강경한 비확산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오바마 정부의 중국통인 메데이로스는 NSC 중국담당 국장을 거쳐 미국의 대 아시아 정책을 총괄하는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을 역임했다. 2005년 9ㆍ19 공동성명 당시 미측 6자회담 차석으로 참여했던 디트라니는 오바마 행정부 1기에서 국가정보국(DNI) 북한담당관과 비확산센터 소장을 역임했으며 최근까지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이 늦지 않았다"고 주장해온 대표적인 대화파다. 이번 보고서에는 조지 부시 행정부 때 백악관에서 대북 정책을 담당한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도 참여했고 부시 행정부 때 합참 의장을 지낸 마이크 멀린이 이번 보고서의 태스크 포스 공동 단장을 맡아 초당파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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