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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 암 치료 구원투수 면역항암제 ‘옵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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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 암 치료 구원투수 면역항암제 ‘옵디보’

입력
2016.09.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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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디보
옵디보

우리나라 사망원인 1위는 암이다. 이 가운데 폐암은 암 사망률 1위다. 폐암은 조기발견이 어려워 진단 시 이미 3~4기인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폐암은 암세포 크기ㆍ형태에 따라 소(小)세포폐암과 비소(非小)세포폐암으로 나뉜다. 특히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의 85%나 된다. 4기 비소세포폐암의 5년 생존율은 1%에 불과할 정도로 말기에서 치료가 어렵고, 전이된 말기 폐암에 효과를 보이는 치료제도 제한적이다.

폐암 3기 판정을 받은 김모(71)씨도 마찬가지였다. 김씨는 2014년 수술이 불가능한 폐암 판정을 받고 화학 항암치료를 시작했지만 실패했다. 그 해 면역항암제 ‘옵디보’ 임상시험에 참여했다. 9㎝였던 종양이 치료 6주 만에 절반이 줄었고, 지금은 1㎝로 90%가 급감했다. 김씨는 지하철로 출퇴근하며 매주 8㎞씩 걷기 운동을 하는 등 전과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그에게 ‘인생의 구원투수’인 옵디보는 지난 4월 국내 첫 폐암 치료에 허가 받은 면역항암제다. 1차 항암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치료 후에도 병이 진행된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2주에 한 번씩 옵디보를 투여할 수 있다. 이처럼 면역항암제는 올해 폐암 치료제로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환자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새로운 메커니즘의 면역항암제는 체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찾아내 싸울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 몸 스스로 암을 없앨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또 기존 항암제에서 나타났던 독성이 거의 없어 부작용 발생 빈도가 낮아 치료 받는 동안 환자 삶의 질이 좋아진다.

옵디보는 비소세포폐암 종류와 특정 환자군 구분 없이 쓸 수 있는 게 강점이다. 옵디보는 조직형에 따라 나뉘는 편평, 비편평 비소세포폐암에서 우수한 치료효과를 보였다. 특히 기존 치료 옵션이 극히 제한적이었던 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기존 치료제(도세탁셀)보다 사망위험률을 41% 낮추고, 전체 생존율을 2배 가까이 개선했다.

옵디보로 치료하는 동안 암 진행이 없는 무진행 생존율은 21%로, 도세탁셀(6.4%)보다 3배 이상 우월한 결과였다.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의 임상시험에서는 옵디보의 전체 생존율이 51%나 됐다. 약효가 지속되는 시간을 살펴본 반응지속기간 중간값은 옵디보가 17.2개월로, 도세탁셀(5.6개월)보다 뛰어났다. 반응지속률도 52%로 도세탁셀(14%)보다 좋았다.

옵디보는 PD-L1 발현 여부와 관계없이 생존율 개선 효과를 입증하며 폭넓은 폐암 환자군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암세포에는 PD-L1이라는 단백질이 나타나는데, 환자마다 발현되는 정도가 다르다. 옵디보는 환자의 PD-L1 발현 정도에 구애 받지 않고 치료 효과를 보이기 때문에 폭넓은 치료 혜택을 준다.

옵디보는 2015년 3월 흑색종 치료제로 허가된 면역항암제로,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흑색종, 비소세포폐암, 신세포암 치료제로 허가 받았다. 미국에서는 호지킨 림프종 치료제로도 쓰인다. 현재 위암, 간세포암, 두경부암, 콩팥암 등 다양한 암 종에서 옵디보의 치료 유효성을 입증하는 글로벌 임상연구를 진행 중이다. 옵디보는 비소세포폐암뿐 아니라 여러 종류의 암 환자들에게도 새로운 치료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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