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복합타운 신도시 중심지서 외곽지로 이전키로
경북개발공사 MOU 체결해놓고 땅장사 사기분양 의혹
경북도가 도청 신도시 중심 지역에 대형 의료타운을 건립을 위한 투자 양해각서까지 체결하고도 외곽지 이전을 추진, 당초 건립예정 인근 부지를 비싼 가격에 매입한 투자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경북도와 경북개발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안동시 풍천면과 예천군 호명면 일대 특화상업 용지 49필지 5만9,040㎡를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분양, ㎡당 203만원, 최고 낙찰률 174%를 기록하면서 총 1,219억 원의 부지를 공급했다.
또 인근 지역인 풍천면 일대 단독주택 용지 88필지 4만4,977㎡에 대해서도 ㎡당 400만원을 호가하는 높은 가격으로 총 180억 원의 부지 공급을 마쳤다.
신도시 지역에 고액 경쟁입찰이 실시된 이유는 경북도와 안동시, 안동병원이 지난해 10월 말 신도시 중심 17만1,693㎡의 부지에 경북권역응급의료센터와 중증응급질환특성화센터, 경북권역외상센터, 암센터, 재활전문센터 등 시설을 갖춘 의료복합타운을 건립하겠다는 MOU를 체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북도는 최근 닥터헬기 이ㆍ착륙, 응급차 소음, 장례식장 운영에 따른 민원 등을 이유로 의료복합타운 건립 부지를 도청신도시 외곽인 호민지 인근 테마공원으로 변경키로 했다. 도는 도청 신도시 개발계획 변경 협의를 거쳐 30일 신도시건설위원회 최종 심의를 앞두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2013년 이후 2년간 닥터헬기 750회 출동이 말해주듯 항공법에 의한 헬기 이ㆍ착륙, 구급차 운행에 따른 소음, 장례식장 민원 등이 우려된다”며 변경 이유를 밝혔다.
이에대해 비싼 가격에 신도시 중심지역을 분양받은 300명 안팎의 투자자들이 반발, 법정 투쟁도 불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북도와 경북개발공사의 근시안적 행정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경북 신도시 1단계 특화상업용지를 분양 받은 황모(71)씨는 “경북개발공사가 인근에 2,300병상 규모의 의료복합타운이 들어설 계획이라고 밝혀 장기적인 투자 목적으로 비싼 가격에 분양을 받았는데 의료타운을 다른 곳으로 옮긴다는 것은 사기”라며 “결과적으로 땅장사만 짭짤하게 한 공기관의 행태를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투자자 오모(53)씨도 “의료복합타운이 이전하면 신도청 인근 주민과 관광객들이 운동과 휴식을 해야 할 저수지 호민지 테마공원에 환자들만 몰리게 될 것”이라며 “법정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의료복합타운 예정 부지에는 스포츠 복합시설이 들어설 전망이다.
경북개발공사 관계자는 “신도시 외곽 호민지 테마공원에 의료복합타운을 조성하기 위한 2단계 사업추진 개발 계획이 30일 신도시건설위원회 심의만 남겨놓고 있다”며 “투자자 대책은 그 후에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정식기자 kwonjs5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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