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25전쟁에 참전한 미국의 영화배우 겸 감독 제임스 맥이친(86)씨가 64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는다.
보훈처는 19일 “맥이친 씨를 포함해 미국과 푸에르토리코의 6ㆍ25 참전용사와 가족 130여명이 20일 한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맥이친 씨는 1971년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주연을 맡은 영화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를 비롯해 ‘페리 메이슨’ ‘매트록’ 등에 출연했고, 현재 한국전 참전 경험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주제로 한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 그가 출연한 영화와 TV 드라마는 150편이 넘는다.
미 육군에 자원 입대한 맥이친 씨는 6ㆍ25 전쟁이 발발하자 1951년 미 제2보병사단 소속으로 한반도에 배치됐다. 전쟁이 교착국면에 접어든 1952년 8월 14일 정찰대원으로서 전우의 시신을 수습하던 중 적이 쏜 총탄에 맞아 중상을 입고 후송돼, 일본에서 부상 치료를 마친 뒤 이듬해 귀국해 전역했다.
맥이친 씨는 “유명 배우보다는 군인으로 기억되길 원한다”며 “전쟁이 남긴 정신적 상처는 잊을 수 없는 심한 고통이었지만, 돌이켜보면 인생의 가장 소중한 자양분이 됐다”고 말했다. 6ㆍ25 참전용사로서의 특별한 경험을 바탕으로 배우와 작가, 영화감독을 넘나들며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미 육군에 속해 참전했던 미국 자치령 푸에르토리코의 참전용사 16명도 맥이친 씨와 함께 한국을 찾는다. 이들은 25일까지 머물며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서울현충원, 전쟁기념관, 국립중앙박물관 등을 방문하고 24일에는 해병대사령부가 주관하는 ‘6ㆍ25 전쟁 서울 수복 제66주년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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