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前 회장 채무 3000억원 달해
파산관재인이 정확한 자산 조사
현재 파악된 채권자는 3700여명
11월 18일까지 신고해야만 보장
대규모 사기성 기업어음(CP)와 회사채 발행으로 개인 투자자들을 울린 ‘동양 사태’의 현재현(67ㆍ사진) 전 동양그룹 회장이 개인파산 선고를 받았다. 현 전 회장의 보유 자산은 매각돼 사기 피해자 등 채권자들에게 배당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파산3단독 권창환 판사는 19일 동양 사태 피해자 남모씨 등이 현 전 회장을 상대로 지난해 12월 낸 개인파산 신청을 받아들였다. 채무자 본인뿐만 아니라 채권자도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소명자료를 낼 경우 파산신청을 할 수 있다.
법원은 파산관재인으로 한모 변호사를 선임하고 현 전 회장의 자산과 채무를 파악하도록 주문했다. 관련 자산이 매각되면 그 대금은 채권자들에게 배당된다. 현재까지 채권자들이 법원에 제출한 자료로 파악된 현 전 회장의 보유 자산은 서울 성북동 자택(건물 절반은 배우자 몫), 미술품 약 300점의 경매 공탁금, 주식회사 티와이머니대부 발행 보통주식 16만주와 지방 소재 토지 2곳 등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으로 파산관재인의 조사에 따라 구체적인 자산 현황이 파악된다. 법원 관계자는 “현 전 회장의 채무는 가압류 등으로 금융기관과 동양그룹 계열사에 나타난 것만 3,000억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동양 CP사기 사건의 피해규모는 7,685억원인데, 동양그룹 5개사의 기업회생절차로 피해가 회복된 부분도 있어 남은 피해는 채권조사절차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에 따르면 현재 신고된 채권자는 3,700여명이나 중복 채권자 등이 있어 정리 작업을 거치면 숫자가 변동될 여지가 있다. CP 사기 피해자 등 현 전 회장에 대한 채권자들은 채권 신고 마감일인 올 11월 18일까지 신고해야만 권리를 보장 받는다. 법원은 첫 채권자 집회와 채권 조사기일을 올해 12월 21일 오후 2시로 예정하고 있다. 비공개로 진행될 채권자 집회에선 파산관재인의 조사결과 보고와 채권신고에 대한 인정 여부, 채권자들의 의견진술 등이 이뤄질 계획이다.
현 전 회장은 사기성 CP 및 회사채를 발행해 투자자 4만여명에게 1조3,000억원대 피해를 입힌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ㆍ배임)로 2014년 1월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 받았지만 2심에선 1차 구조조정이 실패한 2013년 8월 20일 이후의 CP 판매액만 사기죄가 인정돼 징역 7년으로 대폭 감형됐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을 받아 수감 중이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