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전인지-박성현-유소연/사진=LPGA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새 역사를 쓴 전인지(22ㆍ하이트진로)가 2016년 리디아 고(19ㆍ뉴질랜드)와 에리야 쭈타누깐(21ㆍ태국)의 양강 구도에 대항할 차세대 태극낭자로 급부상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를 거머쥔 그는 박성현(23ㆍ넵스) 등과 함께 잠시 시들했던 한류에 다시 불을 지폈다.
전인지는 18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ㆍ6,470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325만 달러ㆍ우승상금 48만7,500달러) 4라운드에서 2타를 더 줄여 최종 합계 21언더파 263타로 우승했다. 나란히 17언더파를 적어낸 박성현과 유소연(26ㆍ하나금융)를 4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린 완승이었다.
전인지는 72홀 승부의 메이저 대회 최다 언더파와 최소타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LPGA 메이저 대회 72홀 최소타는 1992년 벳시 킹(미국)가 세운 267타였다. 전인지가 24년 만에 4타나 줄이는데 성공했다. 또 1999년 도티 페퍼(나비스코 챔피언십), 2004년 카렌 스터플스(브리티시 여자 오픈), 2010년 크리스티 커(LPGA 챔피언십), 2011년 청야니(LPGA 챔피언십)가 거둔 19언더파도 가볍게 돌파했다. 21언더파는 남자 대회에서조차 나오지 않은 신기록이라는 점에서 값어치를 더한다. 미국프로골프(PGA)에서는 지난해 PGA 챔피언십의 제이슨 데이(29ㆍ호주)와 올해 디 오픈(브리티시 오픈)에서 우승한 헨릭 스텐손(40ㆍ스웨덴)의 20언더파가 최다다.
대회 내내 침착함이 돋보인 전인지는 LPGA에 정식 데뷔한 올 시즌 3차례의 준우승을 딛고 큰 무대에 강한 면모를 재확인했다. 지난해 비회원 자격으로 임한 US 여자 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뒀던 전인지의 2번째 우승도 역시 메이저였다. 생애 첫 우승과 두 번째 우승이 모두 메이저 대회로 장식된 건 1998년 박세리(39ㆍ하나금융그룹) 이후 처음이다.
돌아보면 지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은 그에게 새로운 동기부여가 됐다. 올림픽을 경험한 이후 살짝 잃었던 열정을 되찾았다는 전인지는 올 시즌 굳어지고 있는 리디아 고(4승)와 쭈타누깐(5승)의 양강 체제를 뒤흔들 선두 주자로 떠올랐다. 박인비(28ㆍKB금융그룹)의 부상 난조 이후 제기된 원톱 부재의 고민을 단숨에 날린 전인지와 공동 준우승한 박성현-유소연, 5위 김세영(23ㆍ미래에셋) 6위 김인경(28ㆍ한화)까지 톱6에 한국 선수가 5명이나 포진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잠시 주춤했던 LPGA 한류가 다시 기지개를 켜며 반격할 태세를 취했다.
당장 내년부터는 장타자 박성현이 본격 가세할 전망이어서 더욱 기대를 모은다. 준우승 상금25만7,691달러(약 2억9,000만원)를 챙긴 박성현은 올해 출전한 LPGA 6개 대회에서 총 65만1,484달러(7억3,000만원)로 비회원에게 풀시드가 주어지는 상금 랭킹 40위권 진입이 확실시된다. 이 경우 퀄리파잉 스쿨을 거치지 않고 미국 무대로 직행할 길이 활짝 열린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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