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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세단의 자존심 캐딜락 CT6, 독일차 추월할까

입력
2016.09.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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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의 주력(플래그십) 모델 CT6가 인천 영종도의 한 도로를 달리고 있다. 한국GM 제공
캐딜락의 주력(플래그십) 모델 CT6가 인천 영종도의 한 도로를 달리고 있다. 한국GM 제공

미국 대통령의 전용 의전 차량으로 쓰이는 캐딜락은 미국 고급 자동차 브랜드의 상징이다. 그러나 국내 시장에서는 경쟁차인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와 BMW 7시리즈의 입지가 워낙 견고해 그 동안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런 독일차의 아성에 도전하기 위해 캐딜락이 지난 7월 출시한 주력(플래그십) 모델이 CT6다.

지난 6일 캐딜락 CT6를 타고 인천 그랜드하얏트 호텔부터 경기 파주시 헤이리마을까지 편도 70㎞ 구간을 달렸다. 시승차는 최상위 사양인 플래티넘 모델이었다.

캐딜락 CT6에 탑승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자동차 업계에서 세계 최초로 적용한 후방 카메라 거울이었다. 후방 카메라로 보이는 영상이 앞 좌석 중앙에 위치한 거울에 나타나 일반 후방 거울보다 3배나 넓은 시야각을 제공한다. 영상으로 보이는 거울이 다소 어색했지만 이내 시원하게 뚫린 뒤쪽 시야가 편안하게 느껴졌다.

묵직한 주행 능력은 일품이었다. CT6는 차체의 총 64%에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해 경쟁 차종보다 100㎏ 가량 가볍고, 3.6ℓ 6기통 가솔린 직분사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39.4㎏ㆍm의 힘을 자랑한다.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에서 시속 150㎞까지 속도를 끌어 올릴 때에도 안정감 있게 쭉 뻗어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두 손을 놓고 지능형 차간 거리 유지 기능을 사용할 때는 곡선 구간에서 가끔 차선을 이탈하기도 했다.

캐딜락의 주력 모델답게 CT6의 실내 공간은 기품이 있었다. 감촉이 좋은 천연가죽과 원목이 혼합된 내부는 고급스러웠다. 특히 유명 스피커 제조업체인 보스 파나레이사의 스피커 34개가 탑재돼 시승하는 동안 재즈 피아니스트 빌 에반스의 감성적인 곡들을 또렷한 음질로 감상할 수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체험한 뒷좌석은 편안했다. 안마 기능이 제공됐고, 조수석 뒷부분에 설치된 10인치 스크린은 이동저장장치(USB)를 연결해 영화 등을 감상할 수 있었다.

캐딜락 CT6는 안락함과 뛰어난 주행 성능 등 고급 대형차가 갖춰야 할 요소들을 고루 가졌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7,880만~9,580만원으로 1억5,000만원 이상인 BMW 7시리즈와 벤츠 S클래스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이 정도면 콧대 높은 독일 자동차들도 조금은 긴장해야 하지 않을까.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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