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이 20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다. 검찰은 신 회장 조사 후 2,000억원대 횡령ㆍ배임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서울중앙지검 롯데그룹 수사팀은 20일 오전 9시30분 신 회장을 불러 조사한다고 1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신 회장은 롯데그룹이 해외 인수ㆍ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리고, 부동산ㆍ주식 등 자산을 내부거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1,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계열사들에 떠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 홈쇼핑업체 럭키파이 등 부실기업 인수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 ▦롯데케미칼의 원료수입 과정에서의 계열사 끼워넣기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 등이 이에 해당한다.
검찰은 또, 신 회장이 일본 롯데 계열사에 등기이사로 이름만 올려놓고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으면서도 매년 100억원대 급여를 챙긴 데 대해선 횡령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파악된 신 회장의 횡령ㆍ배임 액수는 2,000억원 안팎이지만, 조사를 마치면 그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10일 시작된 이번 수사는 3개월여 만에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3,000억원대 탈세 등 혐의를 받는 신격호(94) 총괄회장과 400억원대 횡령 혐의의 신동주(62)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 대한 조사는 끝났고, 신영자(74) 롯데재단 이사장은 80억원대 횡령ㆍ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은 정해진 시간에 출석해 수사에 최대한 협조할 예정”이라며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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