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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을 뛰어넘은 패럴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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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을 뛰어넘은 패럴림픽

입력
2016.09.18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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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최고 스타인 장애인 수영 선수 다니엘 디아스는 패럴림픽 흥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리우=AFP 연합뉴스
브라질 최고 스타인 장애인 수영 선수 다니엘 디아스는 패럴림픽 흥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리우=AFP 연합뉴스

‘리우 올림픽이 리우 패럴림픽의 테스트 이벤트였다.’

19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남자 마라톤과 폐막식을 끝으로 12일 간의 열전을 마친 리우 패럴림픽에 대한 안팎의 평가다. 이번 대회는 개막 전 큰 우려를 낳았다. 개최도시 리우데자네이루가 패럴림픽에 앞서 열린 올림픽(8월6~22일)에서 여러 문제점을 노출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저조한 흥행이 걱정거리였다. 지난 달 중순에는 패럴림픽 입장권이 12% 밖에 팔리지 않았다는 발표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패럴림픽 성화가 불타오른 뒤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리우패럴림픽은 18일 현재 210만 명 이상의 관중을 모았다. 역대 패럴림픽 최다 관중 2위 기록이다. 1위는 2012 런던 대회(280만 명). 조직위원회가 당초 목표로 한 200만 장을 훌쩍 넘었다. 패럴림픽에 출전한 브라질 선수들이 연일 좋은 성적을 낸 것이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브라질은 금메달 14개, 은 29개, 동 28개로 8위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의 ‘결단’도 한 몫 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달리 집단 도핑 문제를 드러낸 러시아의 퇴출을 일찌감치 결정하면서 공감을 샀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올림픽 때 도마에 올랐던 선수촌 시설은 여전히 미비했다. 특히 샤워기 꼭지를 비장애인 선수의 키에 맞춰 달아, 장애인 선수들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18일에는 사이클 로드레이스 경기에서 이란 장애인 선수 바흐만 골바르네자드(48)가 충돌 사고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선수가 패럴림픽 경기 도중 사망한 건 처음이다.

한국팀의 패럴림픽 수영 사상 최초로 3관왕에 오른 조기성이 손가락으로 금메달 3개를 표시하며 활짝 웃고 있다. 리우=연합뉴스
한국팀의 패럴림픽 수영 사상 최초로 3관왕에 오른 조기성이 손가락으로 금메달 3개를 표시하며 활짝 웃고 있다. 리우=연합뉴스

한국 선수들도 투지와 열정, 인내로 깊은 감동을 줬다.

조기성(21)은 자유형 100m와 200m에 이어 50m까지 석권하며 한국의 패럴림픽 출전 사상 처음으로 수영 종목 3관왕의 금자탑을 쌓았다. 뇌병변 장애로 하체를 쓰지 못하는 그는 물을 두려워했지만 “수영을 하면 걸을 수 있다”는 말에 2008년부터 수영을 시작해 8년 만에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꿈 많던 새내기 여대생 시절 주사를 잘 못 맞아 전신마비가 된 뒤 죽음까지 생각하던 서수연(30ㆍ은1 동1)은 탁구로 제2의 인생을 개척했다. 유도 최광근(29)은 아내 권혜진(37) 씨에게 결혼반지 대신 금메달을 걸어줘 뭉클함을 안겼다. 한국의 경우 군복무 도중 사고를 당해 장애인이 된 선수들이 많았다. 해군 특수전여단(UDT)에 입대한 뒤 하강 훈련을 받다 낙하산이 펼쳐지지 않아 하반신 지체 장애인이 된 휠체어 육상 김규대(23ㆍ은메달), 전경으로 군 복무하다 역시 하반신 지체 장애인이 된 남자탁구 최일상(41ㆍ금메달) 등이 큰 박수를 받았다. 한국은 금메달 10개 이상으로 12위권을 기대했지만 금 7개, 은 11개, 동 16개로 18일 현재 19위다.

장애를 극복하고 초인적인 힘을 발휘한 세계적인 선수들도 눈길을 끌었다. 양팔 절단 장애인 탁구선수 이브라힘 하마투(43ㆍ이집트)는 입에 탁구 라켓을 물고 오른발을 이용해 탁구공을 띄운 다음 서브를 넣었다. 남자 탁구 단식(장애등급6)과 복식 경기에 출전해 모두 패했지만 성적과 상관없이 그는 많은 이들에게 용기를 줬다. 이란의 하반신 지체 장애인 역도 선수 라만 사만드(28)는 +107㎏ 결선에서 자신이 갖고 있던 기존 세계 기록(296㎏)을 14㎏이나 경신한 310㎏을 들어 올렸다. 2위 기록 235㎏을 무려 75kg이나 뛰어넘었다.

리우패럴림픽에 출전한 세계 159개국의 4,342명. 이들 한 명 한 명이 모두 신체적인 불리함을 딛고 인간 한계의 드마라를 쓴 영웅들이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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