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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을 찾아서] '상위 1% 세션맨' 권병호 "연주도 튀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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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을 찾아서] '상위 1% 세션맨' 권병호 "연주도 튀어야 산다"

입력
2016.09.1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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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병호가 버튼 아코디언을 연주하고 있다. 이 악기는 버튼 박스, 다이아토닉 아코디언 등으로도 불린다.

[한국스포츠경제 심재걸]

국내 대중음악계에서 악기 연주자는 '세션맨', 무대의 조력자로 통한다. 더불어 화려한 조명 이면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그 중에서 상위 1%라면 얘기는 다르다.

권병호(37)는 입으로 부는 것이라면 못 다루는 악기가 없다. 목관악기의 1인자로 불린다. 그래서 음악 관련 프로그램이 많은 요즘 방송가에서 섭외 1순위는 엑소나 빅뱅이 아니다. 권병호는 50여 프로그램에서 러브콜을 받았고 하우스 밴드도 10군데에 몸 담고 있다. 유명 가수들도 앨범 작업을 시작할 땐 너나 할 것 없이 권병호를 찾는다. 이쯤되면 조력자가 아니라 주인공의 삶이다.

권병호는 "삐딱한 시선이랄까. 이상하게 남들이 다 하는 것에 관심이 없다. 희소성이 있는 것에 자꾸 눈이 간다. 악기 선택도 그렇다"고 말했다.

권병호의 이러한 습성은 독보적인 개성으로 발전됐다. 플루트, 하모니카, 아코디언는 물론 아이리시 휘슬, 백파이프 등 특수 악기들을 모두 다룰 수 있다는 점은 능력을 더 빛나게 했다. 나얼의 '바람기억'에서 흘러나오는 피리 소리, 트로트 음악에서 나오는 피리는 대부분 권병호가 불었다. '개그콘서트' '복면가왕' '스케치북' '열린음악회' '불후의 명곡' 등 방송가에서도 쉴틈 없는 러브콜에 월수입은 2,000만원을 넘나든다.

권병호는 "연주도 튀어야 한다. 그렇다고 따로 놀아선 안 되고 음악과 잘 녹아들어야 한다"며 "스토리가 있는 연주, 포인트를 어떻게 잘 잡아서 음악의 맛을 더 살릴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무작정 열심히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20세에 첫 녹음을 기준으로 권병호의 연주 경력은 어느덧 17년. 처음부터 1인자는 아니었다. 가수들의 콘서트나 방송 무대에서 보여준 개성이 조금씩 입소문이 나며 세션계 장인이 됐다.

권병호는 "어렸을 때는 조금 건방진 면이 있었다. '나는 잘 하니 금방 잘 될 거야'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인정 받기까지 참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돌아봤다.

성공 배경으로는 끊임없는 '노력'을 강조했다.

권병호는 "가수들 앨범 작업, 방송, 행사 등에 시간이 없어도 밤을 새워 내가 맡은 부분의 준비 작업을 완벽하게 끝낸다"며 "'적당히'는 없다. 건강과 포기한 퀄리티를 낸다. 다른 동료보다 10배의 노력을 한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가수 콘서트에는 대여섯 악기는 기본으로 가져간다. 큰 공연에는 열가지 이상을 쓴다. 시시각각 변하는 소리의 즐거움을 전달하고 싶은 것인데 이를 알아주는 관객들이 서서히 늘어가며 나름의 팬도 생겼다"며 수줍게 웃었다.

권병호는 이제 더 큰 미래를 꿈꾼다. 최근 발매한 미니앨범 '청춘티켓 여섯장'은 예고편이다.

이번 앨범에서 권병호는 그동안 호흡을 맞췄던 김건모, 김현철, 이적, 바비킴 등의 히트곡을 연주곡으로 재해석했다. 수록곡 중 고 김광석의 '사랑이라는 이유로'는 고인이 생전에 사용했던 하모니카로 직접 연주했다. 25년 전 김광석의 감성을 권병호가 하모니카로 대답하는 스토리다. 보컬 중심의 대중음악 시장이지만 악기를 매개체로 다양한 작업과 시도를 펼치고 싶은 마음이다.

권병호는 "대중 음악에 기여하고 싶은 게 많다. 내가 발전하는 것이 곧 대중 음악의 발전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렇다고 급하게 빨리 유명해지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꾸준히 내 역할을 하면서 음악계 없어선 안 될 존재로 남고 싶다"고 연주에 대한 열정과 뚜렷한 철학을 밝혔다.

사진=엘앤씨엔터테인먼트 제공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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