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황지영] 단순 로맨틱 코미디인 줄 알았던 '신데렐라와 네명의 기사'가 입구는 있어도 출구는 없는 반전 매력을 선사하며 회 차를 거듭할수록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8월 12일 첫 방송한 tvN 불금불토 스페셜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는 네티즌 사이에서 조금씩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남녀노소 불구하고 일주일을 기다리게 만드는 명불허전 인기 드라마로 자리매김했다.
'신데렐라와 네명의 기사'가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는 무엇보다 따뜻한 감성을 지닌 드라마기 때문이다. 얼핏 겉만 보면 잘생기고 예쁜 선남선녀들의 사랑 이야기로 보일 수 있지만, 알고 보면 마음속 깊은 곳까지 파고들어 아픔을 어루만져 주는 힐링 포인트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새엄마, 새언니와 함께 살아온 하원(박소담)은 아버지 없이 외롭게 자란 지운(정일우)-현민(안재현)-서우(이정신)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하원은 삼형제가 겉으로 내색하지 않지만 아버지를 그리워하고 있는 것을 누구보다 먼저 깨닫고, 흰 장미꽃을 선물하거나 제사 음식 준비를 돕는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삼형제의 슬픔을 함께 나눴다. 지난 11회 방송에서는 하원의 친아빠임을 주장하는 영진(공정환)이 등장해 하원에 충격을 안겨줬고, 이에 걱정된 지운이 하원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처럼 가족과 관련된 아픔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들이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주고, 더 나아가 '가족'이라는 보금자리의 감사함을 깨닫게 되는 과정은 시청자들을 포근하게 감싸 안으며 따뜻한 감성으로 물들이고 있다.
'신데렐라와 네명의 기사'의 또 다른 매력은 자꾸만 생각나는 중독성 있는 대사들에 있다. 당차고 자유로운 스무 살들의 솔직한 매력이 그대로 담긴 대사들은 어떤 때는 시청자들을 사이다를 마신 것처럼 속 시원하게 만들기도 하고,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는 조바심이 담긴 시청자들의 심장까지 간질간질 거리게 만든다.
자신이 좋아하는 지운이 혜지에게 잘해주자 질투가 난 하원의 모습이나, 하원에게 화이트데이 사탕을 주고 싶지만 부끄러워 망설이고만 있는 지운의 귀여운 모습은 시청자들이 엄마 미소를 짓게 만드는 포인트들이다.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표현하는데 서툴기만 한 스무 살 청춘들의 연애 스토리는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봤을 법한 이야기들이어서 저절로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일명 손발이 오그라드는 대사들에 드라마를 보면서 유치하다고 하지만 '그래! 그땐 저랬지~ 그럴 수 있지~ 맞아 맞아~'하면서 몇 번이고 드라마를 다시 시청하게 되는 이유다.
통제불능 손주들을 불러모은 괴짜 재벌 강회장(김용건)의 진중한 활약도 눈길을 끈다. 80년대 유행 개그로 모두를 얼음으로 만드는 그는 '손자병법'을 읊는 회장님으로, 남다른 철학과 교훈이 극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9회에서 강회장이 건강에 이상신호가 왔음이 드러났는데, 그의 촌철살인 한 마디는 큰 깨달음을 안겼다. 강회장의 비서 윤성(최민)은 앞서 브로커를 만났고 "뇌사자의 친척이 되면 우선순위가 된다. 서류상의 친척분이면 됩니다. 서류를 만드는데 돈이 좀 들죠. 사람을 살리는게 제일 중요한 게 아니겠습니까"라며 검은 유혹을 당했다. 이런 상황에 강회장은 "왜 내가 고민이라도 할까 봐"라며 운을 뗐고, "반대야. 몇 년 남았을지도 모를 몸뚱이 살리려고 비겁하게 새치기 하고 싶지 않아. 아무리 돈이 많아도 절대 가질 수 없는 게 있고 절대 가져선 안 되는 게 있어. 왜 그렇게 불쌍해 보이나. 괜한 것까지 알아보고. 애썼네"라고 말했다.
강회장뿐 아니라 씩씩한 하원을 통해서도 '신데렐라와 네명의 기사'는 단순하면서도 명확하고 명쾌한 진리, 삶에 있어서의 올바른 자세를 언급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사진='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 방송화면 캡처
황지영 기자 hyj@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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