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리그 클래식은 전북 현대와 FC서울이 양분했다.
리그에서 1ㆍ2위를 달리고 있는 두 팀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4강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9월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4강 1차전, 10월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차전이 열린다. 여기서 이기는 팀이 결승에 올라 서아시아의 엘 자이시(카타르)-알 아인(UAE) 승자와 우승을 놓고 다툰다. AFC는 2013년부터는 권역을 분리해 동아시아와 서아시아 최강자가 결승전에서 만나도록 하고 있다. 전북과 서울은 동상이몽이다. 리그 우승과 아시아 정상을 위한 길목에서 만난 두 팀은 서로 자신이 유리하다며 부르짖고 있다.
전북이 유리?
전북은 리그 성적에서 서울을 압도한다.
전북은 17승12무(승점 63)무로 클래식 12팀 중 유일하게 무패를 달리며 단독 선두다. 올 시즌 무패 우승이 가능할 거란 전망까지 나온다. 2위 서울은 15승5무10패(승점 50)로 2위다. 격차가 13점이나 난다.
상대전적도 전북의 손을 들어준다.
올 시즌 3번의 리그 맞대결에서 전북이 모두 웃었다. 개막전에서 전북이 1-0으로 승리했고 지난 7월에도 3-2로 서울을 제압했다. 가장 최근 격돌한 지난 달 28일에도 적지에서 전북이 3-1 완승을 거뒀다. 황선홍(48) 서울 감독도 “리그에서 승점 차도 크고 올해 세 번을 싸워 우리가 다 졌다. 열세라는 것은 틀림이 없다”고 냉정하게 분석했다.
전북은 K리그 클럽과 4강 격돌을 해서 이기고 우승까지 차지한 좋은 추억도 있다.
4강에서 K리그 팀끼리 맞대결을 벌이는 건 2006년 이후 10년 만이다. 전북은 당시 4강에서 최강 울산 현대를 만났다. 1차전 홈경기에서 2-3으로 져 패색이 짙었지만 원정 2차전에서 기적적인 4-1 역전승을 거둔 뒤 결승에 올라 기어이 정상에 올랐다.
서울이 유리?
전북은 스카우트가 심판에게 돈을 건넨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공교롭에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이 벌어지는 9월 28일 선고 공판이 있을 예정인데 프로축구연맹은 재판 결과를 보고 상벌위원회를 열 방침이다. 돈의 성격을 두고 진술이 엇갈린다. 검찰은 명시적으로든 묵시적으로는 청탁이 있었다는 입장이고 봉투를 주고 받은 스카우트와 심판은 대가성 없는 용돈 개념이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돈이 오간 건 사실이라 어떤 형태로든 전북은 징계를 피할 수 없다. 승점을 감점 받으면 리그 우승 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승점 차가 줄고 서울이 마지막 4라운드 전북을 잡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무엇보다 시즌 도중 징계는 전북의 사기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
황 감독은 과거 포항 사령탑 시절 고비 때마다 ‘전북 킬러’를 자처했다.
황 감독은 최강희(57) 전북 감독과 정규리그에서 22번 만나 10승2무10패로 팽팽하다. 하지만 각종 대회에서 중요한 순간마다 전북의 앞길을 막아선 바 있다. 2013년에는 FA컵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전북을 무너뜨렸고 2014년 챔피언스리그에서는 16강에서 만나 1ㆍ2차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8강에 올랐다. 황 감독이 “챔피언스리그는 분명 리그와 또 다르다. 아시아 챔피언에 대한 선수들의 동기부여도 상당히 강하다”며 자신감을 보이는 배경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