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 맞설 일본 제1야당의 새대표로 여성 스타정치인이 등장했다.
민진당은 15일 도쿄에서 임시당대회를 열고 당대표 경선을 치른 결과 렌호(蓮舫·48) 대표대행을 선출했다. 렌호 대행은 총 득표점수 849점 중 과반을 넘은 503점을 얻어 2차 투표까지 가지 않고 당선이 확정됐다. 지난 3월 민주당과 제3야당인 유신당이 통합한 민진당으로서는 물론이며, 옛 민주당(1998년 창당) 시대를 통틀어 여성이 대표로 뽑힌 것은 처음이다.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대표의 임기만료에 따라 열린 이번 경선에선 렌호 대행이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54) 전 외무장관,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47) 국회대책부위원장을 일찌감치 제치고 우위를 점했다. 다만 이중국적 논란이 불거지면서 일각에서 부정적 평가가 나왔지만 경선에선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대만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1985년 일본국적을 취득한 렌호 신임 대표는 최근 불거진 대만국적 보유 의혹을 부인하다 지난 13일 대만국적이 여전히 남아 있음을 확인했다며 사죄했다. 렌호는 이날 당대회에서도 국적논란에 대해 다시 사죄하고 “여러분과 함께 민진당을 만들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대표 선출은 국회의원, 지방의원, 당원과 지지자 등 23만7,000여명이 참가한 우편투표와 현장투표로 진행됐다.
렌호는 광고모델을 거쳐 민영방송 뉴스진행자로 활동했다. 2004년 참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3선 의원이며, 민주당 정권때 행정쇄신장관을 거쳤다. 렌호가 급부상함에 따라 일본 정치권은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64) 도쿄지사,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57) 방위장관과 함께 여성 트로이카 시대를 열게 됐다. 여성 차기 총리의 가능성도 더 커졌다는 평가다.
렌호 신임 대표에겐 10%를 밑도는 당지지율 끌어올리기, 공산당과의 야권연대 지속 여부, 아베 정권의 개헌추진에 대한 당내결속 등 과제가 산적해있다. 임기는 2019년 9월까지 3년간이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