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점점 줄어들어 진정세
낙석 사고 등으로 15명 부상
경주 5.8 지진 발생 다음날인 13일 기상청은 추석 연휴 기간에 큰 지진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고 발표했다. 지진이 일어난 경주 인근 지역은 주말까지 여진이 계속될 전망이다.
고윤화 기상청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안전 종합점검 당정간담회에서“지금까지도 여진이 계속되고 있지만 그 크기가 점점 줄어들고 있고, 발생하는 주기도 길어져 경주 지진은 이 정도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 기간 중 추가로 5.0 이상 큰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높지 않다는 의미다. 다만 고 청장은 “앞으로 규모 6~6.5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언제나 있다”며 “2020년까지 10초 내에 지진 조기경보가 가능하도록 관측망을 확충하고 한반도 지각구조에 대한 연구를 실시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경주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주말까지는 소규모 여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6시를 기준으로 전날 지진 발생시점부터 규모 2.0~4.2인 여진이 모두 277회 발생했다. 이 중 90% 이상은 사람이 체감하기 어려운 2.0~3.0 규모였다. 유용규 기상청 지진화산감시과장은 “현재 상황이라면 차량이나 철도 등 추석 귀성길 교통 운행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또 온라인 등에서 이번 지진이 대형지진의 전조현상이라는 괴담이 돌고 있는 것과 관련해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진 전조현상을 규명하는 연구가 지금까지 진행됐지만 어디에서도 뚜렷하게 입증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13일 오후 5시까지 경상도와 수도권 등 전국에서 14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낙석 사고를 당하거나 골절 등 부상을 입어 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8명으로 확인됐으며,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설물 피해 신고는 모두 642건이었다. 지붕이 파손된 경우가 199건으로 가장 많았다. 오래된 건물 벽의 균열(146건), 도로에 균열이 간 사례(66건), 차량 파손(36건), 수도관 파열(31건) 등 순으로 피해가 집계됐다. 경주 첨성대의 틈이 미세하게 벌어지고, 다보탑은 상층부 난간석이 내려 앉는 등 국보급 문화재들도 지진 피해를 피해가지 못했다. 여진감지 신고는 이날 오후 3시까지 5만2,385건 접수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날 ‘지진행동 매뉴얼’에 따라 위기경보를 발령해 월성 1~4호기 가동을 모두 중단했다. 또 삼성전자 경기도 화성 라인 일부 장비와 구미공장 금형 정밀라인, SK하이닉스 경기 이천공장과 충북 청주 반도체공장 장비 일부도 가동이 일시 중단됐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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