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석을 앞두고 13일 김종필(JP) 전 총리와 ‘송편 회동’을 가졌다. 당초 김 전 총리 예방은 12일로 예정됐으나 청와대 회동으로 하루 미뤄졌다.
추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김 전 총리 자택을 찾아 김 전 총리에게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전국을 다니실 때 (김 전 총리가)열심히 해주셨는데 제가 의리를 지키려고 왔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최근 사별 후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김 전 총리를 위해 보자기로 싼 고기를 추석 선물로 건네기도 했다. 김 전 총리는 추 대표를 향해 “훤하다, 더 예뻐졌다”며 반갑게 맞으며 송편을 권했다.
추 대표는 비공개로 진행된 예방 후 기자들을 만나 “(김 전 총리가)나라가 잘 되려면 야당이 잘 이끌어가야 된다. 야당에 대한 역할과 기대가 크다는 말씀을 주셨다”며 “당신께서 제주에 귤나무를 심어 제주에 희망을 준 것처럼 ‘민생의 귤나무’를 심는 희망적 리더십을 보여달라고 했다”고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 추 대표는 김 전 총리에게 내년 대선에서의 ‘민생과 통합’을 위해 정치 원로로서의 역할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총리는 추 대표에게 “너무 여당을 이기려고만 하면 맨날 싸움이 되니 따질 것은 따지고 겨룰 때는 겨루고 도울 때는 도와주고 하라”고 조언했다고 동석한 박경미 당 대변인이 전했다. 김 전 총리는 또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여성이니까 정치권의 여성 두 분이 쌍벽을 이루게 됐다”며 “어쨌든 여성이니만큼 편안히 (국정을)이끌어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 대표의 이번 김 전 총리 예방은 취임 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박정희ㆍ이승만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데 이은 국민 통합 행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19일 한 발 앞서 김 전 총리를 방문해 안철수 전 대표와의 ‘냉면 회동’ 일정을 잡는 등 충청권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을 의식한 방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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