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지진 패턴은 일본 구마모토(熊本) 사례 반복?’
12일 저녁 8시32분께 한반도 경주 지역을 강타한 지진은 ‘전진(前震)’에 이은 ‘본(本)지진’으로 추정되는 패턴을 보였다는 점에서 올해 4월 발생한 일본 구마모토(熊本) 강진과 닮은 꼴이다. 보통 최초에 발생하는 강한 지진을 본지진 또는 본진(本震)이라 부르고, 이후 발생하는 규모가 덜한 지진을 여진(餘震)으로 지칭한다. 통상적으로 전진은 본진 직전이나 수 일전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특정 지진이 발생한 상황에서 그 진동이 전진인지 본진인지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일본에서도 수 차례의 지진이 계속 닥친 이후에야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본진ㆍ전진ㆍ여진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길게는 수개월간이나 여진이 계속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경주 지진은 12일 오후 7시44분 규모 5.1이 발생해 최근 들어 가장 큰 지진이었다. 당연히 본진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50여분 뒤인 8시32분께 여진이라고 보기 힘든 규모 5.8의 더 큰 지진이 닥쳤다. 이는 구마모토에서 당초 4월14일 밤 발생한 규모 6.5의 지진이 본진으로 여겨졌지만, 16일 새벽 규모 7.3의 더욱 강력한 지진이 발생한 것과 비슷하다. 한차례 충격이 몰아친지 이틀이나 지나서 더 파괴력이 큰 악몽이 닥친 셈이었다.
이 때문에 일본 기상청은 긴급기자회견에서 2차 여진을 본진으로 수정 발표하는 혼란을 겪어야 했다. 일본 전문가들은 서로 다른 지각단층이 겹칠 경우 한쪽의 판이 다른 단층에 영향을 줘 더 큰 여진이 발생한다고 결론내렸다.
이런 가운데 경주 지역을 중심으로 여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도 우려되고 있다. 구마모토 지진의 경우 한 달동안에만 진도1 이상 여진이 1,400회를 넘어선바 있다. 이달 1일 오전 6시33분에도 구마모토를 진원으로 하는 규모 4.7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달 31일에 이어 이틀간 연속된 지진으로, 비슷한 규모가 재연된 것은 6월 이후 처음이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