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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문제는 건강 아닌 ‘비밀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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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문제는 건강 아닌 ‘비밀주의’

입력
2016.09.13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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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 숨기기로 불필요한 의혹만”

오바마 측근 액설로드 쓴소리

“폐렴 탓 휘청” 클린턴 해명에도

과거 전력 탓에 비난 잇따라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11일 탈진 후 뉴욕 딸 첼시의 아파트에서 나서 차에 오르고 있다. AFP 연합뉴스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11일 탈진 후 뉴욕 딸 첼시의 아파트에서 나서 차에 오르고 있다. AFP 연합뉴스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의 건강 악화 논란의 불씨가 클린턴의 과도한 비밀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옮겨 붙었다. 우군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측근이 쓴소리를 자처하고 나선 데다 클린턴의 과거 유사 행각들이 한꺼번에 부각되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전략가 출신인 데이비드 액설로드 전 백악관 선임고문은 1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폐렴은 항생제로 고칠 수 있지만, 불필요한 의혹을 계속 만들어내는 클린턴의 사생활 숨기기는 대체 무엇으로 치료하나”라고 비꼬았다. 클린턴이 예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된 건강 악화 의혹에 대해 미지근하게 대처한 탓에 폐렴의 위중함과 상관 없이 유권자들로부터 ‘무엇인가 숨기는 후보’로 각인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미 이메일 스캔들로 한차례 불신 이미지를 얻은 클린턴으로서는 치명적인 악재일 수밖에 없다.

실제 클린턴은 재빠른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클린턴은 앞서 11일 뉴욕 맨해튼 ‘그라운드제로’에서 열린 9ㆍ11테러 추모행사에 참석한지 1시간30분만에 실신한 듯 수행원의 부축을 받아 현장을 떠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후 클린턴 주치의가 폐렴 증세에 대해 밝힐 때까지 취재진 누구도 캠프로부터 클린턴의 상태에 대해 듣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클린턴은 12일 CNN방송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전날 어지러움을 느껴 균형을 잃었지만 의식을 잃지는 않았고 지금은 몸이 많이 좋아졌다”며 “금요일(9일)에 폐렴 진단을 받은 후 5일간 쉬라는 조언을 들었는데 따르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뒤늦은 해명이라는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그는 건강 투명성 논란에 대해서도 “폐렴이 그렇게 큰일이라 생각하지 않았다”며 “이미 높은 수준의 투명성을 지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대선 레이스 와중의 클린턴이 정보 공개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옹호론도 제기되지만, 클린턴의 과거 행보 상 비밀주의가 과도한 상태라는 비판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클린턴은 2012년 국무장관 재임 시 뇌진탕으로 수주 간 업무를 중단한 바 있는데, 당시에도 회복에 6개월 가량 소요된다는 사실이 추후에 밝혀졌다. 2009년과 영부인 시절인 1998년 다리 혈전으로 치료를 받을 때에도 뒤늦은 발표로 구설에 올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클린턴은 사생활에 대한 건강치 못한 본성을 버려야 한다”며 “대선 경쟁이 마지막 스프린트(전력 질주)에 접어드는 시점에 비밀주의를 유지하는 것은 각종 루머에 신빙성을 실어줄 뿐”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쉽게 진화되지 않자 민주당 내부에서는 클린턴의 대선 완주가 어려울 경우를 대비한 대안을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2008년 대선부터 클린턴을 지지해 온 돈 파울러 전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의장은 12일 “클린턴이 완쾌한다 해도 당이 긴급 대책 없이 선거에 임하는 것은 실수”라며 “오늘 오후 6시까지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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