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13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다. 베네수엘라에서 열리는 비동맹운동(NAM)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경유방문이지만 제5차 핵실험 이후 북한 최고위급 인사의 방중이라 북중 간 접촉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고려항공편으로 베이징 서우두공항에 도착한 뒤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의 영접을 받으며 공항을 빠져나갔다. 중국 측은 명목상 국가수반인 김 상임위원장을 예우하기 위해 5~6대의 의전차량을 준비했고 공안당국은 김 상임위원장이 탄 북한대사관 차량의 운행 편의를 위해 교통통제에 나서기도 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주중 북한대사관에서 휴식을 취한 뒤 비동맹운동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중앙방송은 전날 리용호 위무상이 베이징을 찾은 데 대해 “제17차 블록불가담국가 수뇌자회의(비동맹운동 정상회의)에 앞서 진행되는 상급회의와 제71차 유엔총회에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리 외무상은 비동맹운동 외무장관 회담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김 상임위원장과 리 외무상의 베네수엘라행은 국제사회의 전방위적 대북제재로 따른 외교적 고립에서 탈피하기 위해 비동맹외교에 주력하기 위함인 것으로 보인다. 비동맹운동(NAM)은 주요 강대국 블록에 공식적으로 속하지 않거나 이에 대항하려는 국가들로 이뤄진 국제조직이다. 북한은 1975년에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했고, 북한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국가들도 적지 않다.
북한의 추가 핵실험 도발 이후 국제사회에서 대북 규탄 기류가 확산되는 상황이어서 중국 측이 김 상임위원장과 접촉할 가능성이 높지는 않아 보인다. 하지만 한반도 주변정세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는 상황이고 추가 대북제재를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논의가 예정된 상황이라 양측 간 비공식 소통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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