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를 위반해 교차로에 진입한 오토바이를 추돌해 사망사고를 낸 ‘과속택시 기사’가 무죄를 받았다.
대전지법 형사 6단독(조현호 부장판사)은 13일 과속을 해 교통사망사고를 낸 혐의(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로 기소된 택시기사 A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25일 오전 1시 17분쯤 자신의 택시로 대전 서구 한 도로를 진행하던 중 교차로에서 신호를 위반해 갑자기 진입한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를 운전하던 B(14)군이 중상(전치 14주)을 입고, 동승했던 C(13)군이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 사고 당시 시속 100㎞로 진행했던 A씨는 제한속도(시속 60㎞)를 지키지 않고, 전방과 좌우를 잘 살펴 사고를 방지해야 할 의무를 게을리했다는 이유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하지만 A씨의 과속이 사고 발생과의 인과관계를 가진 과실로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오토바이가 야간에 전조등도 켜지 않은 채 진행한 탓에 A씨가 교차로에 진입하기 전까지 이 오토바이를 발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오토바이가 신호를 위반해 택시 앞을 가로질러 직진하는 경우까지 예상해 그에 따른 사고 발생을 방지할 업무상 주의 의무는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이 제한속도를 40㎞ 초과해 과속한 잘못은 인정되지만, 오토바이를 발견할 수 있는 지점은 교차로에 진입한 이후여서 피고인의 과실로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결 사유를 설명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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