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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며 시작했지만… 할 말만 하고 돌아선 1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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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며 시작했지만… 할 말만 하고 돌아선 115분

입력
2016.09.1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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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秋대표에 “동반자로 기대”

경제부총리 이례적 참석… ‘민생회담’ 부각

박지원은 회담 진행순서 기 싸움도

12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대표 간 청와대 회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다. 박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윤병세 외교부 장관, 홍용표 통일부 장관, 김관진 안보실장 등 정부의 외교ㆍ안보 라인에 유일호 경제부총리까지 참석시켜 ‘북핵회동’임을 강조하면서도 더불어민주당이 제안한 ‘민생회담’의 의미도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야 대표를 맞이한 박 대통령은 바로 옆에 선 추미애 더민주 대표에게 “동반자로 기대한다”며 국정 운영의 파트너로 예우를 표했다. 추 대표 역시 “회담 제의를 흔쾌히 수용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앞서 추 대표는 박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이던 지난 6일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비상 민생경제 영수회담’을 제의한 바 있다. 추 대표는 회담 시작 전 박 대통령에게 자그마한 쇼핑백을 선물로 전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의원들에게 추석 선물을 한 데 대한 보답으로 장애인 사회적 기업에서 만든 이동식저장장치(USB)를 담았다고 더민주 측은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한가위를 앞두고 ‘민생 체험 1박 2일’을 시작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에게도 “새롭게 변화된 모습을 국민들이 체감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박 대통령은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에게는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들의 해외순방으로) 미국에 가실 시간을 연기하면서까지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모두발언 이후 기념촬영 도중 박 대통령은 “이런 때일수록 정치권이 이런(북핵 대응) 문제에 대해 한마음으로 가는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자 추 대표는 곧바로 “더불어 민생과 통합에 대해서도 논의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해 회담 의제를 놓고 은근한 신경전을 펼쳤다.

박 위원장은 손금주 당 수석대변인이 김재원 정무수석을 통해 사전에 박 대통령에게 전달한 A4용지 3쪽 분량의 유인물을 읽는 방식으로 의견을 전달했다. 유인물에는 20가지의 요구사항이 빽빽이 담겼다. 추 대표도 회담 도중 박 대통령에게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기간 연장 등 5개 요구사항을 담은 편지 한 통을 직접 건넸다.

이후 회동이 비공개로 전환되고 정국 현안이 차례로 오르자 점차 분위기가 경직됐다. 오후 2시부터 115분간 진행된 회동의 절반가량은 북핵 문제 등 안보 이슈에 할애됐다. 박 대통령은 추 대표와 박 위원장에게 사드 배치에 대한 찬반을 “다그치듯 물었다”고 추 대표가 전했다. 박 대통령이 장관들의 보고를 먼저 들으려 했으나 박 위원장이 나서서 “장관들은 (국회에서) 자주 볼 수 있으니 대통령과 충분히 논의할 시간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해 진행 순서가 바뀌었다. 회동을 마치고 박 대통령이 먼저 자리를 뜬 상태에서 이 대표와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이 사드 배치 등에 대한 ‘합의사항 발표’를 제안했으나, 추 대표와 박 위원장은 “강요된 합의는 있을 수 없다”고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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