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원전 정상가동, 인명피해는 없어…119 신고전화 빗발쳐
12일 오후 7시 44분과 오후 8시 32분에 경북 경주에서 각각 규모 5.1, 5.8의 강력한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규모 5.8의 지진은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 역대 가장 강력한 규모다.
이번 두 차례 지진으로 경남, 경북, 충남, 충북, 대전, 제주, 부산, 강원, 서울, 세종 등 전국 곳곳에서 강한 진동이 감지됐다.
전국에서 시민들이 강력한 진동을 느낀 뒤 불안감을 호소하는 가운데 119에 신고전화가 빗발쳤다.
오후 9시 현재까지 지진에 따른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일부 경북과 울산 지역등에서는 주택이 일부 파손됐다는 신고도 들어오고 있다. 전국의 원자력발전소들도 별다른 피해 없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44분 32초 경북 경주시 남서쪽 9㎞ 지역에서 한반도에서 역대 4번째로 강력한 5.1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어 50여분 뒤인 오후 8시 32분 54초에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8㎞ 지역에서 1차 지진보다 더 강한 규모 5.8의 지진이 또 발생했다.
첫 진앙과 두 번째 진앙 직선거리로 1.4㎞로 파악됐다.
첫 지진이 난 뒤 경남 창원시 명서동에 거주하는 심학천(61)씨는 "오후 7시 45분쯤 쇠가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5∼6초간 강한 진동을 느꼈다"며 "국가산업단지가 인근에 있는데 처음에는 무슨 전쟁이 일어난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저녁 식사를 하던 중 냉장고가 흔들리고 쥐고 있던 숟가락을 떨어뜨렸다"며 "TV 방송도 끊겨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근무하는 회사원 임모(53) 씨도 "저녁을 먹고 들어와 야근을 하고 있는데, 3∼5초간 건물이 흔들리는 것을 느껴 깜짝 놀라 '지진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주요 정부부처들이 밀집한 세종시에서도 강한 흔들림이 감지됐다.
세종시 교육부 청사에서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갑자기 물결이 치듯이 건물이 흔들렸다. 지금까지 겪어본 지진 가운데 강도와 지속시간 모두 가장 강했다"며 "이후 인터넷 연결속도가 느려졌는데 지진 여파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도 80층 고층 건물이 흔들렸다는 제보가 이어졌다. 경북과 대구 지역은 물론 전남 화순·여수·광양·완도, 제주 등에서도 지진을 감지했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1차 지진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50여분 뒤 더욱 강력한 5.8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자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가중됐다.
대구시 수성구에 거주하며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김기성씨는 "두번째 진동 시에 마트 진열대에 있던 술병들이 부딪히며 요란한 소리를 내고 물건들이 일부 떨어졌다"며 "매우 강한 진동을 수차례 느껴 불안하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시 남일면에 거주하는 주부 양복례(62)씨도 "1차 지진 때 느꼈던 것보다 더욱 강한 진동을 감지했다. 어지럼증까지 느꼈다"고 말했다. 강원도 화천 등지에서도 2차 지진 감동을 이어졌다는 제보가 이어졌다.
국민안전처는 지금까지 두 차례 강력한 지진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안전처 관계자는 "현재 지진을 느꼈다는 신고가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여러 곳에서 접수되고 있으나 인명피해는 아직 접수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안전처는 피해상 황을 계속 파악하는 가운데 진원 반경 150㎞ 지역에 긴급재난문자를 잇달아 발송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시민은 휴대전화 데이터 서비스 등 무선통신과 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불통을 호소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장애의 범위와 원인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성과 고리 등에 국내에 있는 원자력발전소들은 이날 두 차례의 강력한 지진에도 피해 없이 정상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날 두 차례 지진이 있었지만, 전국의 원전 가동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은 육지에서 발생해 해일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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