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카탈루냐주에서 11일(현지시간) 수십만명의 시민들이 참가하는 대규모 분리독립 시위가 벌어졌다. 1714년 9월11일 스페인에 병합된 카탈루냐주는 내년에 분리독립 주민투표 개최를 요구할 방침이어서 스페인 정부와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카탈루냐주 국경일인 이날 주도인 바르셀로나를 포함해 5개 도시에서 수십만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카탈루냐 국기를 흔들며 분리독립 시위를 벌였다. 현지 경찰은 이날 진행된 시위에 약 54만명이 참가했다고 집계했다.
카탈루냐주는 스페인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할 만큼 부유한 지역이지만 문화와 역사, 언어 등에서 스페인과 확연히 차이가 커 분리독립 움직임이 끊이질 않았다. 스페인 정부는 1920년대부터 분리독립을 막기 위해 카탈루냐어와 카탈루냐 국기 등의 사용을 전면 금지했지만 카탈루냐주는 2012년 이후부터 매년 국경일에 대규모 분리독립 시위를 벌이는 등 저항해왔다.
2014년 11월 당시 아르투르 마스 카탈루냐주 주지사가 강행한 비공식 분리독립 주민투표에서는 총 630만명의 유권자 중 230만명이 참여해 80% 정도가 찬성표를 던졌다. 하지만 BBC는 “여론조사 결과 카탈루냐 주민 대부분은 분리독립 주민투표 개최에 찬성하고 있지만 분리독립 여부에서는 의견이 반반으로 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스페인 헌법재판소는 2014년 카탈루냐주의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위헌으로 결정했다. 하지만 올해 초 취임한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주 주지사는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내년에 법적 구속력이 있는 분리독립 주민투표 개최를 스페인 정부에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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