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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리포트] 전국 최대 호수공원, 관리ㆍ운영 난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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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리포트] 전국 최대 호수공원, 관리ㆍ운영 난맥상

입력
2016.09.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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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질오염 심화 2급수도 못미쳐

외래어종 70% 넘어 생태계 교란

그늘 공간 등 편의시설 태부족

예산난으로 관리 인력도 한계

세종스쿠버동호회가 최근 세종호수공원에서 잡은 베스와 블루길 등 외래어종. 동호회와 자원봉사자들이 한 번에 많게는 수백마리의 외래어종을 잡아올리고 있지만 개체수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세종시 제공
세종스쿠버동호회가 최근 세종호수공원에서 잡은 베스와 블루길 등 외래어종. 동호회와 자원봉사자들이 한 번에 많게는 수백마리의 외래어종을 잡아올리고 있지만 개체수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세종시 제공

지난달 세종호수공원에서 열린 수영대회에 참가한 A씨는 수영 중 물이 탁하고 수풀도 많아 불편함을 감출 수 없었다. 억센 수풀은 물질을 할 때마다 팔과 몸을 휘감아 신경이 거슬렸다. A씨는 “물이 탁하고 냄새도 나는 것 같아 께름칙했다”며 “수영 도중 힘이 빠지면 수풀에 걸려 위험해질 수 있다는 생각에 불안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지역시민단체와 자원봉사자들은 지난해부터 세종호수공원에서 외래어종 퇴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외래어종, 특히 생태계를 파괴하는 베스와 블루길이 판치고 있기 때문이다. 낚시로 외래어종 퇴치 활동을 하다 보니 처음에는 ‘불법낚시 아니냐’는 민원이 빗발쳐 잠시 중단하기까지 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지금은 시민들도 외래어종 문제의 심각성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어 지킴이들의 퇴치 활동을 응원하고 있다”며 “열심히 잡고는 있는데 번식력이 워낙 좋아 효과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전국 최대 인공호수인 세종호수공원이 부실하게 관리ㆍ운영되고 있다.

12일 세종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세종호수공원 운영 및 관리권한을 넘겨 받았다.

세종호수공원은 총면적 70만5,576.9㎡에 담수면적 32만2,800㎡ 규모로, 고양 일산호수공원을 능가하는 국내 최대 인공호수다. 이 곳에는 4개의 분수와 산책로(8.8㎞)는 물론, 672석 규모의 공연장(수상무대섬), 독립 구조의 축제섬과 물놀이시설, 모래해변, 다양한 수생식물을 볼 수 있는 공간 등이 조성됐다.

이런 규모와 시설 면에서 세종호수공원은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지만 세종시는 관리ㆍ운영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시는 지난해 관리권을 이관 받은 직후 잔디밭 출입을 전면 통제해 잔디밭이 ‘관상용’으로 전락하며 시민들의 빈축을 샀다. 민원이 잦자 시는 다시 잔디밭 출입을 허용했다.

호수공원의 수질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수질 오염 정도를 나타내는 화학적산소요구량(CODㆍ㎎/L)은 올 1월 2.7에서 8월 5.4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는 2급수 수질 기준(5.0)을 밑도는 것이다.

호수공원의 생태계는 외래어종에게 점령당해 위협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세종시의 호수공원 어류 개체 수 조사 결과, 블루길(65%)과 베스(8.6%) 등 외래어종이 무려 73%를 넘었다. 10마리 중 7마리 이상이 외래어종인 셈이다. 블루길은 민물 새우와 작은 물고기를 닥치는 대로 잡아먹어 토종 어류를 급격히 감소시키는 대표적 생태계 파괴 외래어종이다.

외래어종 문제가 심각해지자 세종호수지킴이 자원봉사자들과 스쿠버다이빙 동호회 등이 하루 100마리 이상의 외래어종을 잡는 등 민간에서 적극적인 퇴치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정작 시의 대처는 이들에게 활동비 일부를 보내는 정도 수준에 그치고 있다.

세종호수공원 내 나무 아래 그늘에서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지만, 뙤약볕을 피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세종호수공원은 대부분 어린 나무만 식재돼 있는 데다 그늘막도 많지 않아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세종호수공원 내 나무 아래 그늘에서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지만, 뙤약볕을 피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세종호수공원은 대부분 어린 나무만 식재돼 있는 데다 그늘막도 많지 않아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호수공원은 그늘시설도 턱없이 부족하다. 호수공원에 식재된 나무의 평균 높이가 평균 2.5m~3m에 불과하고, 뒤늦게 물놀이 시설 주변 등에 파고라 등 그늘막을 설치했지만 그늘 공간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시민들은 토로한다.

호수공원의 부실한 관리ㆍ운영이 도마에 오르면서 관리인력 및 예산부터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세종시의 호수공원 연간 관리 예산은 23억원 정도로, LH의 관리예산(22억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시설 개선과 공원 활성화를 위한 콘텐츠 개발 등은 당연히 어렵다. 관리인력도 시설관리사업소(13명)와 수질관리 전담 위탁회사(7명)를 포함해 총 20명이다. 이 가운데 단순 노무인력(6명)을 제외하면 전문관리 인력은 14명에 불과하다.

이는 전담팀을 꾸리고 많은 예산을 투입해 일산호수공원을 관리ㆍ운영하는 고양시와 비교된다. 고양시는 호수공원팀과 수변팀 등 21명의 전담 직원이 호수공원을 관리하고, 공원녹지과에서 80여명이 지원하고 있다. 한 해 예산도 세종시의 배에 육박하는 40여억원에 이른다.

세종시의회 안찬영 의원(더불어민주당ㆍ한솔동)은 “시의회에서도 세종호수공원의 여러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집행부의 의지가 여전히 부족해 보인다”며 “도시의 랜드마크이자 도심 속 최고 휴식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선 인력과 예산을 확충해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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