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악재가 꼬리를 물면서 코스피지수가 2% 넘게 하락하며 2,000선을 내줬다. 갤럭시노트7 사태가 악화하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7% 가까이 급락한 데다, 미국 금리인상 우려, 북한 핵실험 여파까지 가세했다. 원ㆍ달러 환율도 15원 넘게 폭등했다. 가뜩이나 실물경제가 위축된 상황에서 금융시장까지 출렁이면서 경제 위기감을 더욱 증폭시키는 모습이다.
12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6.39포인트(2.28%) 하락한 1,991.48에 마감했다. 지난 6월24일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여파로 61.47포인트(3.09%) 급락한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연중 최고점(이달 6일ㆍ2,066.53)에서 2,000선 밑으로 내려오는 데까지 불과 4거래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특히 갤럭시노트7 대량 리콜ㆍ사용중지 권고로 인한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의 주가 폭락이 코스피지수 하락의 주범이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거래일보다 11만원(6.98%) 하락한 146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루에만 15조5,800억원의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여기에 지난 주말 추가 양적완화 조치를 내놓지 않은 유럽중앙은행(ECB) 회의에 대한 실망감,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였던 9월 미국 금리 인상설의 재부상, 그리고 북한 5차 핵실험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악재들까지 서로 상승작용을 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원ㆍ달러 환율이 15.1원 폭등한 1,113.5원에 마감한 것 역시 이런 영향이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도 42% 급등하며 1년여 만에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김학균 미래에셋대우 투자전략부장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점점 가까워질수록 크고 작은 다른 악재들이 가세하는 경우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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