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신성장동력인 바이오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그룹의 의약품 제조 계열사인 LG생명과학의 흡수합병을 결정했다. 연간 1,300억원 수준인 의료 제약 분야 연구개발(R&D) 투자를 3,000억~5,000억원으로 늘려 2025년까지 바이오 사업 매출을 5조원 규모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LG화학과 LG생명과학은 12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했다. LG화학이 신주를 발행해 합병비율에 따라 LG생명과학 주주들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합병비율은 보통주 1대0.2606772, 우선주 1대0.2534945이다. 두 회사는 내년 1월1일자로 합병한다.
두 계열사의 합병은 LG그룹 차원의 바이오 사업 육성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LG화학은 에너지, 물, 바이오 3대 분야를 전략 사업으로 육성하기로 하고, 지난 4월 팜한농을 인수해 그린 바이오(농업ㆍ식량) 분야에 진출했다. 이후 미래 성장성이 높은 레드 바이오(의료ㆍ제약) 분야의 사업 확장을 모색해 왔다.
LG생명과학은 200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 승인을 획득한 퀴놀린계 항균제 ‘팩티브’, B형간염 백신 ‘유박스B’, 인간성장호르몬 ‘유트로핀’ 등을 개발했지만 투자 재원 부족으로 신약 연구개발에 한계를 드러냈다. 지난해 매출은 4,505억원, 영업이익은 252억원으로 국내 제약사 중 10위권에 머물고 있다.
현재 세계 시장 규모가 1,100조원 안팎인 레드 바이오 분야는 연 평균 5%의 성장을 통해 2020년엔 1,400조원으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이번 합병으로 기존 기초소재, 2차 전지ㆍ정보전자소재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바이오 사업 분야를 추가해 현재 20조원의 매출을 2025년 50조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