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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매치 끝판왕’ 바브링카, US오픈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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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매치 끝판왕’ 바브링카, US오픈 삼켰다

입력
2016.09.1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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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챔프 조코비치 상대로

234분 접전 끝에 3-1 역전승

커리어 그랜드슬램 기록까지

윔블던 우승 트로피만 남아

최근 투어급 결승전서 11전 전승

男테니스 빅4 체제 뒤흔들어

스탄 바브링카(스위스)가 1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디펜딩 챔피언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를 3-1로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뉴욕=AFP연합뉴스
스탄 바브링카(스위스)가 1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디펜딩 챔피언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를 3-1로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뉴욕=AFP연합뉴스

11전 11승. 스탄 바브링카(31ㆍ3위ㆍ스위스)는 2014년 이후 결승전에서만큼은 천하무적이다. 상대가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29ㆍ세르비아)라고 해도 예외일 수 없다.

바브링카는 1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남자단식 결승에서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조코비치를 3시간54분 접전 끝에 3-1(6-7 6-4 7-5 6-3)로 꺾고 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350만 달러(약 38억7,000만원)다.

2014년 호주오픈, 지난해 프랑스오픈에 이어 올해 US오픈까지 정상에 오른 바브링카는 이제 윔블던 우승 트로피만 수집하면 ‘커리어 그랜드 슬램’에 이름을 새기게 된다. 특히 바브링카는 3차례 메이저 대회 결승에 올라 당시 세계랭킹 1위를 모두 꺾고 승리를 맛봤다. 2014년 호주 오픈에선 라파엘 나달(30ㆍ5위ㆍ스페인)을, 지난해 프랑스 오픈과 올해 US오픈에서는 조코비치를 각각 눌렀다.

스위스 남자 선수가 US오픈에서 우승한 건 2008년 로저 페더러(35ㆍ4위ㆍ스위스) 이후 바브링카가 8년 만이다. 그는 로드 레이버, 켄 로스웰(이상 호주), 안드레 애거시, 지미 코너스(이상 미국)에 이어 서른 살을 넘겨 메이저대회 단식 ‘다관왕’에 오른 역대 5번째 선수로도 등록됐다. 바브링카는 메이저 대회 3차례를 포함해 2014년 이후 투어급 대회 결승에 11차례 올라 모두 승리하며 결승전 승률 100%를 자랑하고 있다.

반면 조코비치는 올해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을 연달아 휩쓸며 기세를 올리고도 이후 내림세로 돌아서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프랑스오픈 우승으로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해 사실상 적수가 없는 독주 체제를 굳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이후 열린 윔블던과 리우 올림픽에 이어 이번 US오픈에서도 정상 정복에 실패했다.

조코비치는 1세트를 5-2로 앞서다 타이브레이크 끝에 힘겹게 따냈다. 이후 2세트부터는 바브링카가 주도권을 잡았다. 바브링카는 4-1로 앞서다 4-4 동점을 허용했으나 내리 2게임을 따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바브링카는 3세트에서도 3-0으로 앞서다 듀스 끝에 조코비치를 제압해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온 뒤 마지막 4세트에서 4-1로 앞서며 승리를 따냈다. 조코비치는 4세트에서 발가락 통증을 호소하며 메디컬 타임을 두 차례나 부르며 힘겨운 경기를 펼친 끝에 고개를 숙였다.

바브링카의 이번 대회 우승으로 10년 넘게 이어 온 남자 테니스 ‘빅4’ 체제까지 허물어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조코비치와 앤디 머레이(29ㆍ2위ㆍ영국), 페더러, 나달 등 빅4는 2005년 프랑스오픈 이후 47차례의 메이저대회 단식 우승컵 중 42개를 나눠 가졌다. 빅4가 ‘허용’한 5번의 메이저대회 우승컵 중 3개가 바브링카에게 돌아갔다.

바브링카는 “우승까지 할 거라 기대하지 않았다”면서 “내 목표는 오직 좋은 선수가 되는 것이었다. 한 계단씩 밟아 올라가면서 말이다. 오늘 그 결과가 나왔다”고 기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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