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지명된 정선아(오른쪽)/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여자 배구는 지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남자 축구와 함께 국민적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정작 내부적으로는 아마추어 선수 저변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배구계 고위층이 위기감을 느낄 만큼 상황이 썩 여의치는 않다. 지난 달 29일 임명 후 첫 기자 간담회에서 만난 서병문(72) 대한배구협회 회장은 "유소년부터 키워 프로 가서 뛰는 것"이라며 "정식으로 취임하게 되면 한국배구연맹(KOVO) 측과 머리를 맞대고 문제들을 잘 풀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여자 배구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김철용(62) 감독은 "스카우트를 하려고 다닐 때마다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배구하려는 어린 유망주들이 없는 것"이라며 "저변 확대가 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다. 가족이란 생각으로 다 같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시급한 과제 중 하나는 지난 4년간 4~50%대에 머물러 있는 드래프트 지명률을 높이는 일이다. 배구를 하는 모든 아마 선수들은 궁극적으로 프로 무대를 꿈꾸며 고된 훈련을 견뎌낸다. 그런 점에서 드래프트 결과가 가져다주는 영향력은 상당하다.
그러나 지난 7일 열린 2016~2017시즌 여자 배구 드래프트의 취업률은 정확히 50%(32명 지원ㆍ16명 지명)에 머물렀다. 여자 배구 드래프트는 2012년 64%(25명 지원ㆍ16명 지명) 이후 4년간 50% 초반을 넘지 못했다. 2013년부터 '0.52%(17명/33명)→0.41%(19명/46명)→0.53%(17명/32명)→0.50%'를 기록하고 있다.
지명 받지 못한 선수들의 충격은 현장에서 고스란히 확인됐다. 드래프트 뒤 단상에서 활짝 웃으며 기념사진 촬영에 임하는 선수들과 쓸쓸히 일어서 행사장을 나가는 선수들의 낙담한 표정이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선배들을 응원하러 온 한 후배는 "남의 일 같지가 않다"며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나머지는 이날을 끝으로 학창 시절을 바친 배구를 접어야 할 운명에 처했다. 연맹 관계자는 "지명 받지 못한 선수들은 대학이나 실업으로 가야 하는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올해는 선수들의 기량이 예년만 못한 것도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관계자는 "엔트리 규정이라든지 샐러리 캡 등이 제도화돼 있어 지명률을 높이는 데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며 "등록 선수가 한정돼 있다 보니 구단 입장에서는 노장 선수들이 은퇴하지 않는 한 새 선수를 충원하기 힘들고 샐러리 캡도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위기론이 고조되는 아마 저변과 관련해선 "기본적으로 대한배구협회의 소관이지만 연맹 측에서도 유소년 배구교실이라고 매년 40여개 학교에 9,000명을 대상으로 지원한다"고 이해를 구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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