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여성… 불구속 입건
소라넷 늑장 수사와 대비 논란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남성들의 개인신상과 함께 성매수 등 허위사실을 게시한 운영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남성 40여명의 사진ㆍ신상정보와 함께 ‘성매수나 조건만남을 한 극우성향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 회원’이라는 허위정보를 인스타그램 ‘재기패치’ 계정에 올린 운영자 이모(31ㆍ여)씨를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6월 말부터 네티즌이 제공한 제보 내용을 토대로 관련 글을 게시하기 시작했다. 제보 내용의 사실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다. 그는 해외 SNS인 인스타그램이 국내 수사기관에 계정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계정 이름을 바꿔가며 운영을 지속했다.
조사 결과 신상이 공개된 피해 남성들의 근무지, 성매수 혐의 등 재기패치에 게시된 내용은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 특별한 직업이 없는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평소 조건만남이나 성매수를 하는 남성에 대한 혐오감으로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경찰은 일반인 신상 폭로로 여론의 중심에 선 인스타그램 계정 ‘강남패치’와 ‘한남패치’, ‘성병패치’운영자인 20~30대 여성들을 잇따라 검거했다. 경찰이 집중 수사한 패치 범죄가 주로 남성들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고, 운영자들이 모두 여성이었다는 점에서 수사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 동안 일반 여성들의 사진ㆍ영상들을 무분별하게 온라인에 노출한 소라넷 등 음란사이트의 경우엔 해외사이트라는 이유로 수사와 검거에 미진한 점과 대조된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사이트들이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명예훼손 사건 수사 협조에 신중을 기하지만 ‘패치’ 계정은 개설 당시부터 특정인의 명예를 깎아 내릴 목적을 분명히 드러낸 만큼 적극적 협조가 있었다”면서 “소라넷 창립자도 신상과 도피처가 확인돼 수배가 내려진 상태이지만 해외에 거주하고 있어 검거가 늦어지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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