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만 해도 강원 화천 파로호(破虜湖)는 낚시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명소였다. 1m가 넘는 잉어와 바가지 크기의 자라, 굵은 뱀장어를 심심치 않게 낚을 수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주말이면 서울 마장동 터미널에서 화천까지 낚시꾼을 실어 나르던 전세버스가 수십 대에 달했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평화의 댐 공사와 토종어류 남획으로 어획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 자연스레 파로호의 명성은 잊혀졌다.
화천군이 30여 년 전 ‘월척 천국’ 명성 회복에 나섰다. 군은 13일 오후 2시 파로호 선착장에서 토종 우량종묘 방류행사를 연다. 이날 토종 쏘가리 1만 7,000여 마리를 비롯해 붕어, 잉어 등 65만 여 마리를 방류한다.
토종 치어방류 사업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경우 파로호 생태계 복원과 낚시를 비롯한 레저산업 활성화가 동시에 가능할 것이란 게 화천군의 생각이다. 화천군 관계자는 “10여 년 전부터 시작한 이 사업을 통해 수중 생태계가 어느 정도 회복돼 최근 파로호를 찾는 낚시 동호인들이 다시 늘기 시작했다”며 “과거처럼 파로호가 낚시 천국이 된다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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