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창대했다. 한류스타 김우빈과 수지의 조합만으로 방송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결과는 참혹했다. 8일 종영한 KBS2 수목극 ‘함부로 애틋하게’(‘함틋’)는 7.4%(이하 TNMS 제공)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그래도 초반에는 두 자릿수 시청률도 맛봤던 ‘함틋’이었다. KBS는 올초 100% 사전제작 드라마 ‘태양의 후예’(‘태후’)의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며 ‘함틋’의 성공을 낙관했다. 김은숙 작가가 집필한 ‘태후’는 시청률 30%를 훌쩍 넘기며 국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을 뿐만 아니라 중국 내에서도 송중기의 예능 프로그램 회당 출연료가 2~3억이라는 설이 돌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함틋’은 여러 면에서 ‘태후’와 많이 닮았다. 사전제작 드라마이면서 KBS ‘미안하다, 사랑한다’(2004) ‘이 죽일 놈의 사랑’(2008), MBC ‘고맙습니다’ 등 웰메이드 드라마를 집필하기로 유명한 이경희 작가의 신작이었다. 더군다나 ‘태후’ 이후 사전제작에 자신감을 내비친 KBS의 야심작이었다. 김우빈과 수지까지 출연하니 어깨에 힘이 들어갈 만 했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를 따라주지 않았다. 드라마 초반 11%대 시청률로 시작한 드라마는 7회(7월 27일 방송)부터 8%대로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6%까지 찍었다. 총 20부작 평균시청률은 8.2%다.
기대에 못 미친 ‘함틋’의 패인은 진부한 내용 탓이 컸다. ‘태후’로 눈높이가 높아진 시청률을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태후’에선 ‘캔디형’ 여주인공이나 3각, 4각 관계의 로맨스가 사라져 새로운 로맨틱코미디 장르를 창조해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함틋’은 이를 역행했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남자주인공에, 힘들어도 오뚝이 같은 여주인공, 얽히고 얽힌 4각 관계 등이 그랬다. 진부하고 식상한 내용에 시청률이 떨어지는 건 어쩌면 당연했다. 그나마 중국 최대 동영상 사이트 유쿠에 회당 25만 달러(한화 약 2억8,000만원)에 판매돼 체면을 세웠다.
네티즌도 ‘함틋’의 초라한 퇴장에 대해 “극적 감동도 메시지도 없는 드라마여서 아쉬웠다”(js******), “드라마가 지루하게 느껴진 것 내용도 그렇지만 여주인공의 연기도 한 몫 했다”(hd*******), “아이돌 출신 배우의 연기 한계를 봤다”(be*****) 등의 반응을 보였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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