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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와 불안에 휩싸인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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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와 불안에 휩싸인 일본

입력
2016.09.09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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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AP/교도통신=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9일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해 총리관저에서 기자들에게 “절대 허용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도쿄 AP/교도통신=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9일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해 총리관저에서 기자들에게 “절대 허용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감행한 9일 일본은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한지 나흘 만에 핵실험까지 이어지면서 일본 전역이 사실상 핵탄두가 실린 미사일공격의 사정권에 들어갔음을 실감하는 분위기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북한에 엄중히 항의하고, 가장 강한 말로 비난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긴장감을 갖고 정보수집에 임하고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면서 “미국, 한국, 중국, 러시아를 비롯한 관련국과 연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이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긴급전화회담을 갖고 새로운 대북제재의 필요성을 함께 인식했다고 교도(共同)통신이 전했다.

일본 정부는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에 설치된 북한정세대책실을 중심으로 정보분석에 들어가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또 사안의 엄중함을 감안해 자체적인 대북 추가 제재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미 북한국적자의 입국금지 및 대북송금 금지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좀더 실효성 있는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 이치가야에 위치한 방위성은 초긴장 상황이다. 한 간부는 교도통신에 “북한의 건국기념일(9일)이라 뭔가 터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도대체 어디까지 가겠다는 것이냐”고 분노를 터뜨렸다. 다른 간부도 “10월엔 조선노동당 기념일도 있어 계속 긴장을 늦추기 힘든 상태”라고 말했다. 방위성은 방사능 물질을 채집하기 위해 항공자위대의 탐지기 3대를 긴급 출동시켰다.

주요방송은 오전부터 정규프로를 수시로 중단하며 총리관저와 기상청, 외무성 등을 연결해 속보를 전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핵 미사일 위협이 적어도 아시아에선 현실화됐음을 의미한다”며 “ 한미일은 이제 핵실험 이상의 도발이 일어날 사태도 시야에 넣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시내 시부야 등에선 “무섭다” “전쟁이 나는 것이냐”는 시민 반응이 쏟아졌다. 세계 유일의 피폭지인 히로시마, 나가사키 주민들의 불안감은 특히 심했다. 원폭자료관장을 지낸 하라다 이로시(原田浩ㆍ77)씨는 “핵무기 사용이 얼마나 비참한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모르고 핵실험을 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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