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학교폭력 징계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학교를 찾은 학부모가 교직원을 흉기로 위협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9일 해당학교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9시 40분쯤 강원 철원군의 한 고교 교무실에 학부모 A씨가 찾아왔다. 그는 자신의 아들이 학교폭력 문제로 징계를 받게 되자 이를 확인하기 위해 학교에 온 것으로 알려졌다.
1층 교감실로 장소를 옮겨 교사들과 대화를 나누던 A씨는 학교폭력자치위원회 명단과 연락처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갑자기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이 학교 교감에게 달려 들어 목을 젖히고 흉기를 들이대며 위협했다. 교감은 “학부모가 흉기로 찌를 것처럼 해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이 출동했을 당시 A씨는 흥분을 가라 앉히고 교사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상황이라 현행법으로 입건되지는 않았다. 경찰은 “자녀의 학교폭력 징계에 항의 중인 학부모와 대화 중이니 기다려달라’고 학교 측에서 요청해 장시간 기다렸다”며 “당시 학교 측이 A씨가 흉기로 교사를 위협했다고 언급하지 않았고, 흉기도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해당 교감은 “출동 경찰이 ‘무슨 일이냐’고 물어 학부모 보호 차원에서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하지 않았으나 큰 위협을 느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감은 당시 흉기 위협을 받은 충격 탓에 최근 병가를 내고 입원 치료를 받았다. 학교 측은 12일 교권회복위원회를 열어 이 사건을 논의할 계획이다.
위협을 당한 교감은 교권회복위원회 결과와 관계없이 A씨를 경찰에 고소하기로 했다. 경찰도 피해자인 고소 여부와 관계없이 사건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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