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청사 보안에 구멍을 내고 자신의 공무원시험 성적을 조작한 20대 공시생이 실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황기선 부장판사는 9일 야간건조물침입절도 등 13개 혐의로 기소된 송모(26)씨에게 “공소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며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황 판사는 “송씨가 장기간 문서를 위조하고 시험지를 훔치는 등의 수법으로 부정한 응시자격을 얻었고, 사전에 치밀한 계획과 준비를 거쳐 청사에 수차례 침입해 보안을 무력화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송씨는 기회균등이 요체인 시험의 공정성을 훼손했고, 선의의 경쟁자에게 허탈감을 안겨줄 수 있어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다만, 송씨가 강박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잘못을 시인했으며, 범죄가 실패한 점 등이 참작됐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송씨는 올해 3월 5일 지역인재 7급 공무원시험 필기시험을 치르고 가채점한 뒤 탈락이 예상되자 다음날부터 26일까지 수차례 정부서울청사 내 인사혁신처 사무실에 침입해 자신의 점수를 45점에서 75점으로 바꾸고, 합격 인원을 1명 추가했다.
송씨는 지역인재공채 응시 자격을 얻는 과정부터 온갖 부정을 저질렀다. 다니는 대학이 추천대상자를 선발하기 위한 ‘공직 적격성 평가시험’ 문제 출제를 맡긴 학원에 침입해 시험지를 훔쳐 교내 1등 성적을 올렸다. 또 시력이 나쁘다며 의사를 속이고 허위 진단서를 받아 토익과 한국사능력시험 등에서 남들보다 문제 푸는 시간을 1.2배 벌기도 했다. 앞서 2011~2012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쓴 수법이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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