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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추석 전 저소득층 생리대 지원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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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추석 전 저소득층 생리대 지원 강행

입력
2016.09.0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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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협의 없이 9200명에

청년수당 이어 또 다른 갈등 예고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서울시가 추석 전에 저소득층 여성 청소년 9,200명에게 생리대를 지원한다고 9일 밝혔다. 이는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강행하는 것이어서 청년수당에 이어 또 다시 복지부와의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복지부는 내달 중 지방자치단체 매칭 사업으로 저소득층 생리대 지원을 계획 중이어서 사업 시행 과정에서 지급 대상과 방법 등을 놓고 갈등이 생길 가능성도 적지 않다.

지난 6월 저소득가정의 10~19세 여성에게 생리대 무료 지원 계획을 밝힌 시는 7월까지 희망자 신청을 받아 대상자를 확정하고 8월부터 생리대를 배송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복지부가 서울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들의 저소득층 생리대 지원 사업 수용 여부에 대한 결정을 미루면서 발송도 지연됐다.

시는 사회보장기본법상 신설ㆍ변경 협의제도에 따라 7월 보건복지부에 생리대 지원사업을 위한 사회복지제도 신설 협의를 신청했지만 답을 얻지 못했다. 복지부는 최근 생리대 지원을 위한 추경 예산 30억원이 편성된 후 시에 공문을 보내 “추후 내려갈 정부 지침과 중복되지 않도록 사업을 조정해서 다시 협의하라”고 통보했다.

그러나 시는 일단 확정된 대상자 9,200명에게 추석 전에 생리대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생리대를 언제 받을 수 있는지를 묻는 대상자들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어 더 늦출 수 없다”는 이유다.

시는 다만 앞으로 정부 지원방안이 확정되면 중복되지 않도록 복지부 지침을 따라 사업을 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청소년들의 건강을 고려해 유기농 순면 100% 국제인증을 받은 커버를 사용한 제품을 지원하며 배려 차원에서 배송 상자에는 주소 외에 어떠한 표시도 하지 않기로 했다. 생리 관련 기본 정보와 생리대 사용법, 위생관리, 생리를 당당하게 인식하자는 내용을 담은 ‘성ㆍ건강수첩’도 함께 보낸다.

시는 이 밖에 취약계층 여성 청소년이 긴급하게 생리대가 필요한 때를 대비해 시내 아동센터, 청소년상담복지센터, 가출청소년쉼터, 소녀돌봄약국, 시립청소녀건강센터 등에도 생리대를 비치했다.

엄규숙 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청소년의 건강 기본권을 위해 긴급 지원해야 한다”며 “미국 뉴욕시처럼 공중화장실에 비치하면 좋겠지만 예산 부족으로 그렇게 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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