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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메이카 육상

입력
2016.09.0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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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9월 9일

자메이카 육상 단거리 독주는 2000년대 중반부터였고, 그 비밀에 대한 연구도 그 무렵 시작됐다. 연합뉴스
자메이카 육상 단거리 독주는 2000년대 중반부터였고, 그 비밀에 대한 연구도 그 무렵 시작됐다. 연합뉴스

스프린터의 나라 자메이카에 대중적 관심이 쏠리기 시작한 건 아무래도 2008년 8월 베이징올림픽남자 100m 결승에 출전한 우사인 볼트가 끈 풀린 운동화로 벼락처럼 달려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면서부터지만, 그는 석 달 전인 5월 국제육상경기연맹 리그에서 종전 신기록을 이미 깼다. 종전 기록은 역시 자메이카의 스프린터 아사파 파월이 2007년 오늘(9월 9일) 이탈리아 리에타 그랑프리 대회에서 세운 9초 74였다. 파월이 깬 기록 역시 2005년 아테네 세계육상선수권에서 이룬 자기 기록. 자메이카의 스프린터 독주 시대는 사실 그 때부터 시작됐다. 볼트는 2009년 8월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지금도 건재한 9초 58의 세계기록을 세웠고, 리우올림픽땐 9초 81의 느긋한 속도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메이카는 최근 두 올림픽 100m와 200m의 금메달 6개 중 5개를 포함, 총 24개 중 15개를 싹쓸이했다.

자메이카 육상 단거리의 비밀에 대한 외신 보도들이 쏟아지기 시작한 것도 2000년대 중반부터였다. 볼트의 아버지가 농담처럼 한 말- “얌(yam, 마와 비슷한 뿌리식물) 덕분이다”-을 곧이곧대로 듣고 얌의 성분을 분석한 자료들이 나돌기도 했고, 자메이카인의 신체구조, 섬유질 밀도, 근육 유연성을 높여주는 특이유전자(엑티넨A), 특별 훈련 프로그램에서 각각 비결을 찾으려 했다. 늘 나오는 말이지만 ‘헝그리 정신’을 원동력으로 꼽는 이도 있다.

‘운동 유전자 The Sports Gene’라는 책을 쓴 생물학자 데이비드 엡스타인은 그 비밀을 “느린 아이는 결코 빠른 어른으로 성장할 수 없다”는 한 마디로 요약했다. 한 마디로 재능 있는 아이를 조기 발굴해 적절한 훈련을 시킨 결과라는 거였다. 문화사회학자 올랜도 패터슨(Orlando Patterson)은 매년 3만 명씩 참가하는 ‘챔프스 Champs’라는 자메이카 청소년 육상대회와 100여 년 전부터 시작된 육상 육성정책들, 아동 보건정책 등을 꼽았다. 기적의 먹거리나 운명적 특질 덕이 아니라 긴 세월 동안 다져진 정책과 문화의 힘 덕이라는 것. 육상과 레게 음악이 자메이카의 후진 정치와 다를 수 있었던 건 열정이 결실로 이어지게 한 정직한 ‘bottom-up’구조 덕이라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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