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흐메트 OPCW 총장 “北 회담 요청 두 차례 거절”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8일 “북한이 화학무기를 테러에 사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아흐메트 우줌추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사무총장은 북한의 화학무기를 폐기하기 위한 국제협약 가입을 촉구했다.
한 장관은 이날 서울안보대화 참석차 방한한 우줌추 총장과 만나 “북한은 2,500톤 이상의 화학무기를 보유했다”며 “테러국가로 지목할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이어 “화학무기는 치명성과 비인도적 측면에서 핵무기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면서 “핵과 더불어 북한의 화학무기는 반드시 제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우줌추 총장은 “OPCW가 화학무기 제거에 많은 역할을 해왔지만 금지된 화학무기와 물질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많은 임무가 남아있다”며 “특히 화학무기의 불법 공급과 테러위협 등 대처할 임무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우줌추 총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OPCW는 현재까지 북한당국과 접촉한 적이 한 차례도 없다”면서 “유럽연합, 유엔 등의 북한 대표부에 여러 차례 회담을 요청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고 공개했다. 그는 또 “2년 전 북한 측에 회담을 요청하는 서한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낸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1997년에 설립된 OPCW는 2013년 시리아 정부군이 신경가스로 민간인을 학살하자 조사단을 파견해 화학무기를 해제했고, 이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전세계 192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했지만, 북한 이집트 이스라엘 남수단 4개국은 외면하고 있다. OPCW는 회원국이 신고한 화학무기를 검증하고 제거하는 역할을 맡는다. 2023년까지 모든 폐기 작업을 마치는 게 목표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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