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안타는 2007년 양준혁(MBC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이 최초로 달성했을 때만 해도 꿈의 기록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벌써 8명이나 2,000안타 고지에 발을 들여놓았다. 올 시즌에만 박용택, 정성훈(이상 LG)에 이어 7일 이승엽(삼성)까지 3명이나 합류했다. 앞으로도 박한이(1,999개ㆍ삼성)와 이진영(1,935개ㆍkt)을 비롯해 2,000안타 클럽 가입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박용택은 양준혁의 최다안타 기록(2,318개)을 깰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최다안타 랭킹 2위(2,100개)에 올라 있는 장성호 KBS N스포츠 해설위원은 “박용택의 현재 페이스로 볼 때 2,500개까지는 가볍게 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양준혁이 ‘타격의 신’이었다면 투수 중에는 단연 송진우(KBS N스포츠 해설위원)가 ‘전설’로 꼽힌다. 송진우는 통산 다승 1위(210승) 기록 보유자다. 그러나 2,000안타 달성자가 속출하는 것과 달리 송진우가 2006년 200승을 달성한지 10년이 지났지만 그 누구도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현재 KBO리그 통산 다승 랭킹 10걸 가운데 현역 1위 선수는 6위에 올라 있는 배영수(한화) 한 명뿐인데 128승이다. 통산 150승도 송진우를 포함해 정민철(161승ㆍSBS스포츠 해설위원), 이강철(152승ㆍ넥센 수석코치) 등 3명밖에 없다. 현역 다승 2위 임창용(115승ㆍKIA) 역시 언감생심이다. 통산 100승을 올린 투수도 27명밖에 없다.
가능성 있는 에이스급 투수들은 해외 진출에 목표를 둔 경우가 많아 역시 쉽지 않다. 류현진(29ㆍLA 다저스)은 한화 시절 6시즌간 98승을 올려 국내에서 계속 뛰었더라면 송진우의 대기록에 근접할 후보였다. 하지만 그나마도 산술적인 계산이다. 어깨와 팔꿈치 등 투수의 몸은 시즌을 거듭할수록 타자들보다 급격히 소모된다. 또 보직에 따라 승수를 올릴 기회 자체가 드물어질 수도 있다. 때문에 김광현(SK)과 장원준(두산)도 지난 4월 100승을 달성했지만 앞으로 100승을 더 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송진우는 1989년 빙그레에 입단 이후 철저한 금욕 생활로 무려 45세의 나이까지 21시즌 동안 꾸준한 활약을 했다. 200승과 함께 통산 3,000이닝 투구 역시 불멸의 기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최원호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선수 생명이 길어지고 경기 수가 늘어났지만 송진우의 기록을 깨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본다”면서 “150승도 어렵다. 아무런 변수 없이 1년에 15승씩 하더라도 10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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