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고액체납 8615억 추징
은닉 재산 중엔 백남준 작품도
사채업자 A씨는 부인 명의의 고급 빌라에 숨어살면서 증여세 50억을 내지 않고 버텨왔다. 국세청 조사관들이 집 곳곳을 뒤지자 여기저기서 은닉재산이 발견됐다. 화장실 물통 아래에 수표와 현금 2,200만원이, 세탁기 속에는 10억원 상당의 채권서류가 숨겨져 있었다.
20억원의 양도소득세를 못 내겠다고 버티던 골프장 운영업체 대표 B씨의 집에서는 구입가가 4억원에 달하는 백남준 선생의 대형 비디오아트, 김중만 작가의 사진작품 등 고가의 예술작품이 줄줄이 발견됐다.
국세청이 올해 상반기 A씨와 B씨를 포함해 5,000만원 이상 국세를 내지 않은 고액체납자로부터 거둬들인 세금이 지난해보다 20% 가량 증가했다. 국세청은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이들을 상대로 한 재산추적으로 총 8,615억원의 세금(가산세 포함)을 확보했다고 8일 밝혔다. 작년 같은 기간(7,104억원)보다 21.3% 늘어난 수치로, 국세청은 이런 추세라면 지금까지 최고치였던 지난해 연간 실적 1조5,863억을 올해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타인 명의로 숨긴 재산을 환수하기 위해 현재 155건의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이고, 137명의 체납자와 조력자에 대해서는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며 “고액체납자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해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세종=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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