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화상경륜장 설치 사실상 무산

포항시의회 이어 포항시도 반대 입장 표명

매출ㆍ세수ㆍ상권활성화 기대난망

경남 창원 창원경륜공단이 운영하는 경륜 장외매장(화상경륜장)의 내부 모습.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포항지역 경륜 장외매장(화상경륜장) 설치가 사실상 무산됐다. 포항시의회에 이어 포항시도 반대입장을 분명히 한 때문이다. 장외경륜장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관할 지자체와 의회의 동의를 받아 허가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지자체가 반대하면 설치할 수 없다.

포항시는 8일 “창원경륜공단이 시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와 김해, 창원, 부산 등 화상경륜장이 설치된 지역의 실태, 포항지역 시민·사회단체의 의견, 시민공청회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한 결과 경륜 장외매장이 창원경륜공단의 주장만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시는 “창원경륜공단은 포항지역에 화상경륜장이 설치되면 연간 매출액 700억 원과 함께 17억9,000만 원의 시 세수가 발생한다고 밝혔으나 앞서 개설된 부산과 김해지역도 연간 매출이 100억~170억 원”이라며 “매출액이 700억 원이라도 실질적인 시 세수는 3억~4억 원으로 시 재정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창원경륜공단과 경륜장을 유치하려는 건물주는 경륜 장외매장이 들어서면 주변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지만 부산과 경남지역의 화상경륜장 인근 상가를 조사한 결과 상호 연관성과 매출효과는 거의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사행산업 유치로 지역사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과 청소년 유해환경 노출, 지난 2008년 이후 전국에 단 한 곳의 장외매장 추가 설치가 없었던 점도 반대 의견을 내놓게 된 주된 이유”라고 밝혔다.

앞서 7일 포항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위원장 백인규 포항시의원)는 포항시에 의견서를 내고 “화상경륜장과 화상경마장이 있는 창원과 김해, 부천, 부산 등을 직접 방문해 살펴보는 등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경륜 장외매장이 주변 상가 활성화와 지방재청 확충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으며 포항지역을 위한 공익기여도도 불확실하다는 견해가 많았다”며 “포항시는 장외매장 설치를 신중히 검토해 처리해야 할 것이다”고 덧붙엿다.

지난 5월 경남 창원의 창원경륜공단은 포항 북구 중앙동 중앙상가 별밤지기 타워에 경륜 장외매장을 설치하기로 하고 포항시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공단은 매주 3회(금, 토, 일) 경륜장을 운영해 하루 평균 1000여 명, 연간 15만 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연매출 700억 원을 주장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