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박정환 9단
흑 이세돌 9단
<장면 5> 이 바둑은 낮 12시부터 시작됐는데 대국이 시작되고 30분쯤 지났을 때 한 여성 바둑팬이 대국장을 방문했다. 박정환을 응원하러 왔다고 했다. 그 동안 이창호나 이세돌의 대국 때 팬들이 간혹 찾아온 적은 있지만 박정환의 팬이 대국장을 찾은 건 처음이어서 관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이미 대국이 시작됐기 때문에 박정환의 얼굴은 보지 못하고 선전을 기원하는 꽃다발과 응원메시지를 남긴 채 아쉽게 돌아가야 했다.
현재 형세는 백이 별로 좋지 않다. 특히 우변 백 대미가 아직 확실히 살아 있지 못하다는 게 큰 부담이다. 박정환이 우하귀에 △로 걸쳤지만 이세돌이 1로 위쪽 백 대마를 먼저 건드렸다. 이 부근을 먼저 두텁게 만든 다음 △를 강하게 압박하겠다는 뜻이다.
그러자 박정환이 2, 3을 교환해서 위쪽을 응급처치한 다음 4부터 8까지 우하귀를 서둘러 안정시켰다. <참고1도> 1로 막혀도 2, 4로 안에서 간단히 살 수 있으므로 위쪽 백 대마가 선제 공격을 당해도 충분히 버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흑의 처지에서는 당장 <참고2도> 1로 봉쇄해서 대마를 잡으러 가고 싶지만 2부터 10까지 진행하면 백 대마가 간신히 두 집은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이세돌이 9부터 15까지 백 대마의 근거를 빼앗은 다음 중앙으로 몰아가는 작전을 택했다. 백 대마가 한 집도 없이 쫓기는 모습이어서 수습이 쉽지 않을 것 같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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