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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초에 K3 한 대... 기아차 '글로벌 생산 체인'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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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초에 K3 한 대... 기아차 '글로벌 생산 체인' 구축했다

입력
2016.09.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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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 최첨단 공장 준공

시간당 생산량 68대 세계 최고

20년도 안돼 10개국 생산기지

7일 멕시코 누에보 레온 주 페스케리아에서 열린 멕시코 기아차 공장 준공식 행사에서 정몽구(왼쪽) 현대ㆍ기아차 회장과 하이메 로드리게스 칼데론 주지사가 양국 국가가 연주되는 가운데 국기에 대해 예의를 표시하고 있다. 로드리게스 칼데론 지사는 당초 전임 주지사의 투자 인센티브 약속을 번복해 현대ㆍ기아차를 긴장시켰으나 우리 정부와 현대ㆍ기아차의 신속한 대응으로 원만한 합의에 이르렀다.
7일 멕시코 누에보 레온 주 페스케리아에서 열린 멕시코 기아차 공장 준공식 행사에서 정몽구(왼쪽) 현대ㆍ기아차 회장과 하이메 로드리게스 칼데론 주지사가 양국 국가가 연주되는 가운데 국기에 대해 예의를 표시하고 있다. 로드리게스 칼데론 지사는 당초 전임 주지사의 투자 인센티브 약속을 번복해 현대ㆍ기아차를 긴장시켰으나 우리 정부와 현대ㆍ기아차의 신속한 대응으로 원만한 합의에 이르렀다.

현대ㆍ기아차가 멕시코에서 글로벌 생산체인(연 848만대)의 고리를 완성했다.

기아자동차는 7일 멕시코 누에보 레온 주(州) 페스케리아에서 연 40만대 생산규모 공장(부지 335만㎡ㆍ102만평) 준공식 행사를 열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이 공장의 중요성을 보여주듯 행사에는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과 일데폰소 구아하르도 비야레알 멕시코 연방 경제부 장관, 하이메 로드리게스 칼데론 누에보 레온 주지사 등 멕시코 정ㆍ관계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정 회장은 축사에서 “멕시코 공장은 혁신적 디자인과 세계 최고 품질의 자동차를 생산, 멕시코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 수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몽구(왼쪽 두번째) 회장과 내외빈들이 기아차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되는 K3(현지명 포르테)에 서명을 한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 회장 왼쪽은 일데폰소 구아하르도 비야레알 연방 경제부 장관. 현대ㆍ기아차 제공
정몽구(왼쪽 두번째) 회장과 내외빈들이 기아차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되는 K3(현지명 포르테)에 서명을 한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 회장 왼쪽은 일데폰소 구아하르도 비야레알 연방 경제부 장관. 현대ㆍ기아차 제공

미 대선과정에서 일고 있는 보호무역주의 흐름을 감안하면 기아차가 10억달러(1조1,200억원)를 투자해 멕시코에 생산거점을 구축한 건 다소 의외의 행보로 보인다. 그러나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대세는 현대ㆍ기아차와 마찬가지로 멕시코를 중시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

멕시코에 진출한 글로벌 자동차 업계 현황 지도
멕시코에 진출한 글로벌 자동차 업계 현황 지도

멕시코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미국 업체인 GM, 포드까지도 보호무역주의 흐름과 정반대로 현지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이미 60만대 설비를 갖춘 GM은 2018년까지 5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할 예정이고, 포드도 산루이스포토시 주에 16억 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를 계획 중이다. 2013년 이후 해외 공장 증설을 자제해왔던 일본 도요타 역시 10억달러를 투자해 2019년부터 소형차 코롤라 현지 생산에 나선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멕시코로 몰리는 건 중국보다 낮은 인건비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통한 손쉬운 미국 시장 접근 때문이다. 멕시코 자동차업계의 근로자 하루 평균 임금은 약 40달러로 미국의 20~30% 수준이며, 시간당 임금(3.3달러)은 중국(4.2달러)의 70% 머물고 있다. 이런 경쟁력 덕분에 멕시코는 2015년 기준 세계 7위(총 340만대) 자동차 생산국으로 급부상했다.

삼성증권도 최근 내놓은 분석보고서에서 “멕시코는 한국 대비 미국으로의 운송비용이 5분의1에 불과하다”며 “멕시코 공장 생산물량의 60% 이상이 미국 등지로 수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도별 멕시코 완성차 판매 추이.
연도별 멕시코 완성차 판매 추이.

한편 멕시코 공장은 현대ㆍ기아차 특유의 ‘속도 경영’과 우리 정부의 지원 정책이 모처럼 적중한 사례라는 평가도 받는다. 건설 착공(2014년 10월) 이후 14개월만에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올해 초부터 준중형차 ‘K3’(현지 모델명ㆍ포르테) 시험 생산에 들어갔는데, 이는 경쟁업체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짧은 기간이다.

기아차 주변에서는 현지 주정부와의 갈등을 박근혜 대통령과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적극 개입으로 조기에 수습한 것도 투자 성공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해 로드리게스 칼데론 주지사가 당선되면서 곤경에 빠졌다. 전임 주지사의 수 억 달러 규모 투자 인센티브 약속 집행을 돌연 거부했던 것. 기아차 관계자는 “지난 3월말 주형환 장관이 미국 워싱턴에서 비야레알 장관과 발 빠르게 접촉하고, 박 대통령이 4월 한ㆍ멕시코 정상회담에서 약속 이행을 촉구한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일부 조정이 이뤄졌지만, 전임 주지사가 제시한 수준의 지원을 얻어냈다는 것이다. 로드리게스 칼데론 지사도 이날 준공식에서는 한국 방문을 희망하는 등 현대ㆍ기아차와의 협력을 다짐했다.

현대ㆍ기아차의 멕시코 시장 개척도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멕시코 공장건설로 한국에서 보낸 물량에 대해 20% 고율 관세가 제외되면서 지난해 13위에 머물던 시장점유율 순위가 단숨에 8위까지 상승했다. 올 들어 8월말까지 판매대수도 지난해(1만1,021대) 전체 규모의 3배에 육박하는 3만대를 넘보고 있다.

페스케리아(멕시코)=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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