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소리까지 생생한 고품질 음향
세계 첫 전후면 광각카메라 탑재
셀카봉 없이도 7~8명 셀카 가능
LG전자 휴대폰 구원투수로
갤노트7 리콜’ 수혜 입을까 관심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최고의 오디오ㆍ카메라 기능을 담았다.”
LG전자가 덴마크의 명품 음향기기 제조기업 뱅앤올룹슨(B&O)과 협업한 고음질 오디오와 넓은 풍경을 손쉽게 담을 수 있는 전후면 광각 카메라를 장착한 신제품 ‘V20’로 하반기 고급 스마트폰 시장에 승부수를 띄웠다. LG전자는 5분기째 이어지고 있는 휴대폰 사업 적자 행진을 멈출 수 있는 제품으로 V20를 지목하고,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강력한 적수로 꼽혔던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이 배터리 결함 문제로 전량 리콜(새 제품 교환)에 들어가면서 V20가 얼마나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 지도 관심거리다.
LG전자는 7일 서울 양재동 서초 R&D 캠퍼스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동시에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고 전략 스마트폰 ‘V 시리즈’의 두 번째 제품인 V20를 공개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첫 제품 V10을 선보이면서 “G 시리즈가 보편적 이용자들을 위한 세단이라면, V 시리즈는 개성을 지닌 이들을 위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고 비유했었다. V20는 상반기 출시된 G5와 달리 카메라와 오디오 기능을 중시하는 마니아들을 겨냥하고 있다.
이날 국내 공개행사에서 조준호 LG전자 휴대폰 부문 사장은 “혁신적인 기능으로 스마트폰의 새로운 방향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가치는 오디오와 카메라라고 생각했다”며 “V20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5.7인치 화면의 V20는 스마트폰 최초로 ‘쿼드 디지털-아날로그 변환기(DAC)’를 탑재했다. DAC는 디지털 신호를 인간이 귀로 들을 수 있는 소리로 바꿔주는 장치다. DAC를 네 개 압축한 것이 쿼드 DAC로, 대부분의 스마트폰에 들어가 있는 싱글 DAC와 비교해 잡음이 최대 50% 적다. LG전자 관계자는 “가수의 들숨 날숨과 현악기 줄에 활이 닿는 소리, 기타 줄의 미세한 떨림까지 전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V20는 일반적인 CD 음질(16비트, 44.1킬로헤르쯔)보다 16배 이상 뛰어난 32비트, 384킬로헤르쯔의 고해상도 음향을 들려준다. LG전자는 V20의 오디오 기능 강화를 위해 덴마크의 B&O와 긴밀히 협업했으며, V20와 함께 제공되는 이어폰도 함께 제작해 B&O 로고를 새겼다.
아울러 V20는 세계 최초로 앞면과 뒷면에 광각카메라를 탑재했다. 뒷면에는 135도 화각의 800만 화소 광각카메라와 75도 화각의 1,600만 화소 일반각 카메라를 넣었고, 앞면에는 120도 화각의 500만 화소 광각카메라를 담았다. 앞면 광각카메라는 셀카봉 없이도 7~8명이 셀프 카메라를 촬영할 수 있고, 뒷면 광각카메라는 넓게 펼쳐진 자연 풍경을 찍을 때 유용하다고 LG전자는 설명했다. 여기에 동영상을 찍을 때 흔들림을 보정해 주는 기능이 추가돼 더 안정적인 촬영이 가능하다.
V20는 LG전자가 G5에 야심차게 도입했던 ‘모듈 방식’을 적용하지는 않았다. 모듈 방식은 스마트폰의 일부분을 블록 장난감처럼 뗐다 붙였다 하면서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조 사장은 “모듈 방식을 계속 유지할 지에 대해 고민 중”이라며 모듈 방식을 포기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LG전자는 V20 출시를 계기로 지난해 2분기부터 적자를 기록중인 스마트폰 사업의 흑자 전환을 노리고 있다. 조 사장은 “LG전자 스마트폰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V20를 기점으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V20가 갤럭시노트7 리콜의 수혜를 입지 않겠냐는 예상에 대해서는 “우리에게 호재로 작용할지는 잘 모르겠다”며 “LG전자의 노하우와 기술을 전부 담은 만큼 소비자들에게 인정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이달 말 V20를 국내 출시한 뒤 북미와 아시아 주요 국가에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출고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70만원대로 예상된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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