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일본 총리가 7일 도쿄올림픽 유치과정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후쿠시마(福島) 원전의 오염수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은 거짓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아베 총리의 정치적 스승격이어서 이날 발언이 일본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교도(共同)통신에 따르면 고이즈미 전 총리는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의 당시 발언을 거론하며 “그것은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아베 총리는 2013년 9월 7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을 위해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때 “오염수 영향은 후쿠시마 제1원전의 항만 내 0.3㎢ 범위내에서 완전히 차단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물이 유출되는 사건이 이어지면서 올림픽 유치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아베 총리는 오염수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다는 뜻을 이같이 주장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도쿄전력이 원전 건물로 흘러들어 가는 지하수를 차단하기 위해 시도한 동토차수벽(凍土遮水壁)에 대해서도 “땅을 얼려 지하수를 통제한다고 말해놓고 아직도 되지 않았다. 된다, 된다고 말해놓고 못한다”고 비꼬았다.
정계 은퇴 후 원전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는 고이즈미 전 총리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 일본을 지원하기 위해 파견됐다가 방사선 피폭을 당한 미군을 지원하겠다며 올 7월 ‘도모다치(친구라는 뜻) 작전 피해자 지원기금’을 설립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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