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3000개ㆍ유동인구 5만명
중부 최대 규모로 상인도 헤매
기차역식 명명, 고객 20% 늘어
대전시 동구 대전중앙시장에서 의류 원단을 판매하는 점포 ‘명중원단백화점’은 최근 20, 30대 젊은 손님들이 부쩍 늘었다. 시장 정비에 나선 상인회가 의류 원단 판매구역의 이름을 기차역처럼 ‘원단역’이라고 바꾸고 이정표까지 붙인 뒤 손님들이 찾아오기 쉬워졌기 때문이다. 유장혁 명중원단백화점 대표는 “의류학 전공 대학생이나 30대 주부들은 물론 10대 청소년도 찾아오면서 손님이 이전보다 20% 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대전중앙시장은 1905년 경부선 철도 개통과 함께 생긴 대전역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시장 18개가 합쳐져 생긴 중부권 최대 종합전통시장이다. 대전역 앞 33만㎡ 부지에 노점을 포함 3,000여개 점포가 운영될 정도로 규모가 크다. 하루 유동인구도 5만명에 달한다. 그러나 규모가 커서 발생하는 불편한 점도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대전중앙시장으로 합쳐진 중앙도매시장, 자유도매시장, 중앙종합시장, 원동국제시장 등 18개 중소시장 명칭이 여전히 상인과 이용객들 사이에 통용되며 혼란이 가중됐다. 손님들은 물론 상인들도 점포를 찾는 게 쉽지 않았다.
해결의 실마리는 지난해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에 선정되며 마련됐다. 각 시장이 판매하는 주요 품목을 기차역처럼 명명하기로 한 것이다. 예를 들어 각종 옷을 많이 판매하는 자유도매시장은 ‘의류패션역’, 대전도매시장은 ‘잡화도매역’, 중앙메가프라자는 ‘메가한복역’ 등으로 이름을 바꿨다. 구범림 대전중앙시장 상인회장은 “기존 이름을 고수하는 상인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고객의 편의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대전중앙시장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도움을 받아 시설현대화에도 힘썼다. 2002년부터 시장 통로에 차양막(아케이드)을 설치하기 시작, 현재 전체 시장의 75%에 아케이드를 얹었다. 사건ㆍ사고ㆍ도난 등을 방지하기 위한 폐쇄회로(CC)TV도 설치하고, 조명시설도 발광다이오드(LED)등으로 교체했다. 2011년 들어선 주차타워 덕에 주차시설(500대)도 전국 최상위권이다. 전국 전통시장 1,398곳 중 575곳(41.1%)은 주차장이 한 면도 없고, 전통시장 한 곳당 평균 주차면수도 54.3면에 불과하다. 구 회장은 “앞으로도 더욱 시장환경 개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대전=글ㆍ사진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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