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값이 싼 ‘기름치’ 22톤을 고가의 ‘메로’로 둔갑시켜 전국에 유통한 업자와 이를 구입해 판매한 음식점 운영자 등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해양범죄수사대는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정모(52)씨를 구속하고 음식점 대표 김모(59)씨 등 1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폐기 대상인 기름치 부산물 22톤(유통원가 8,800만원) 상당을 2012년 3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전국에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음식점 대표 김씨 등 19명은 정씨에게 기름치를 구입해 메로구이로 둔갑시켜 판매한 혐의다.
정씨는 기름치 가격이 메로의 16~20% 수준인 점을 노려 판매처를 확보했다. 기름치를 유통할 때는 거래장부에 다른 이름이나 냉동수산물로 위장해 관계기관의 단속을 피했다. 이렇게 유통한 기름치는 약 22만명(인당 100g 기준)이 섭취할 수 있는 양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국내에선 2012년 6월부터 기름치의 식용 유통이 전면 금지됐다. 기름치는 20%를 차지하는 지방이 세제, 왁스의 제조원료로 사용되는 성분(왁스 에스테르)이며, 섭취 시 설사와 탈진, 복통,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어 식약청이 유통을 금지시켰다.
경찰 관계자는 “기름치의 왁스 에스테르 성분은 열에 의해서도 독소성분이 파괴되지 않으며 섭취 후 30분에서 36시간 사이 설사 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며 “앞으로도 4대악 불량식품에 대한 단속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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