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 프리미어 12에서 마무리로 활약한 정대현. /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김인식(6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은 내년 열릴 4회 대회를 앞두고 걸출한 우완 투수가 없다는 점을 아쉬워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프리미어 12에서도 투수, 특히 오른손 투수가 없어 걱정을 많이 했다"며 "이번에도 많이 고전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완 투수가 숫자상으로도 모자라지만 뛰어난 투수가 없는 게 더 걱정"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의 말처럼 한국 야구는 '좌편향 현상'이 뚜렷하다. 에이스급 투수는 김광현(SK), 장원준(두산), 양현종(KIA), 차우찬(삼성) 등 모두 좌완이다. 우완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도 걱정이지만 더욱 큰 문제는 옆구리 투수의 부재다.
사이드암 또는 언더핸드는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이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옆구리 투수가 늘어나기는 했지만 여전히 많은 타자들에게는 생소하기만 하다. 특히 공격적인 스윙을 하는 중남미 선수들은 볼 끝의 움직임으로 승부를 하는 옆구리 투수들에게 쥐약이다.
한국 야구는 지난해 프리미어 12에서 역대 대표팀 가운데 가장 많은 옆구리 투수를 포함시켰다. 부동의 국제용 1순위 정대현(롯데)을 비롯해 우규민(LG), 이태양(NC), 심창민(삼성)까지 4명이 이름을 올렸다. 언더핸드부터 사이드암, 스리쿼터까지 다양한 유형이었다.
그러나 이번 WBC 대표팀에 승선할 후보는 많지 않다. 올해 23경기에서 5승10패 평균자책점 5.12로 부진한 우규민은 지난 6일 정강이 부상까지 겹쳐 1군에서 빠졌다. 지난해 두 자릿수 승수를 따낸 이태양은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돼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없다. 2009 WBC에서 마무리를 맡았던 임창용(KIA)은 세월의 흐름이 버겁다. 바닥을 긁을 것처럼 낮은 포인트에서 던지는 '비밀병기' 박종훈(SK)도 올해 성장이 더디다.
그나마 심창민이 이번 시즌 2승5패 4홀드 15세이브 평균자책점 2.68로 제 몫을 하고 있다. 넥센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신재영도 주목할 선수 중 한 명이다. 심창민과 신재영이 리그에서 잘해주고 있지만 약점은 국제 대회 경험 부족이다. 중요한 일전, 1~2점차 승부에서 믿고 맡기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렇다면 또 한번 정대현에게 무게가 실린다. 정대현은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주역으로 주요 대표팀 단골 손님이다. 주요 국제 대회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을 빼고 매번 부름을 받았다. 우리 나이로 39세인 정대현은 몸 상태나 구위가 예전 같지 않다. 이번 시즌 1군 성적은 24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5.19를 기록 중이며, 현재 2군에서 재조정의 시간을 갖고 있다. 올해 리그 성적은 좋지 않지만 국제 대회에서의 정대현은 '언터처블'로 위력을 떨쳤던 만큼 또 다시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 또 그의 마땅한 대체 자원도 없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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