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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한 세상의 메시지, 미디어아트로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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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한 세상의 메시지, 미디어아트로 느껴보세요”

입력
2016.09.07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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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숙 예술감독이 지난 달 3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 본관에서 열린 '미디어시티서울 2016'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백지숙 예술감독이 지난 달 3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 본관에서 열린 '미디어시티서울 2016'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쟁ㆍ테러ㆍ빈곤 등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절박함을 표현하는 작가들의 관점이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오히려 ‘급진적 단절’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사용하는 언어를 통해서만 이해하는 세상을 넘어서고자 합니다.”

동시대 미디어아트를 선보이는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이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라는 제목으로 지난 1일 서울시립미술관 4개 분관에서 개막했다. 개막 하루 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백지숙 예술감독은 종잡을 수 없는 전시 제목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일본 시인이 화성인의 언어를 가리켜 표현한 이 말을 통해 예술가들이 현실세계와 다른 층위에서 제안하는 미래상이 무엇인지 보여주겠다.” ‘미디어아트는 어렵다’는 편견을 부인하거나 모른 체 하기보다 또다른 관점과 해석을 이야기하며 대중에게 솔직하게 다가가겠다는 것이다.

올해로 9회를 맞은 미디어시티서울 비엔날레에는 24개국 61팀이 참여해 76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신진 작가ㆍ여성 작가ㆍ비서구권 작가들의 비중을 늘린 것이 특징이다. 미술관 전관을 사용하며 탈중심화를 시도하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관객과 접점을 늘리는 데도 중점을 뒀다.

본관 전시장은 작품 별 공간을 따로 구획하기보다 스크린 각도를 비껴 설치하는 식으로 자유롭게 구성했다. 여러 영상 속 소리와 기계음이 혼재돼 초반 적응이 필요하다. 미디어아트 특성상 전체 작품을 보는 것뿐만 아니라 해석과 이해에도 시간이 걸린다. 여유를 갖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곳곳에 설치된 회화ㆍ조각 등이 다소 산만하게 여겨질 수 있다. “미디어에 대한 해석을 달리 했다”는 백 감독의 말처럼 ‘미디어’를 작가들의 소통도구이자 언어로 본 결과다.

크리스틴 선 킴의 '기술을 요하는 게임 2.0(2015).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작가인 킴은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온몸을 써야 하는 새로운 형태의 소통을 고안해 호평을 받았다.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크리스틴 선 킴의 '기술을 요하는 게임 2.0(2015).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작가인 킴은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온몸을 써야 하는 새로운 형태의 소통을 고안해 호평을 받았다.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놓치기 아까운 작품도 많다. 비엔날레 주제의식을 가장 잘 보여준 작가로 ‘SeMA-하나 미디어아트 어워드’를 공동수상한 크리스틴 선 킴의 ‘기술을 요하는 게임 2.0’(2015)은 새로운 기술과 소통 방식을 창안했다는 평을 받았다.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그는 관객이 소리를 듣기 위해서 허공에 매달린 줄을 따라 움직이고 온몸을 사용하도록 했다.

김희천 작가의 ‘썰매’(2016)는 동시대 서울과 서울 사람들에 주목했다. 17분짜리 영상은 몰입도가 높다. 흰 천으로 가려진 공간에서도 구석에 위치해 있어 자칫 지나치기 쉽다. 1층 전시장 바로 앞에 투박하게 놓인 나무상자도 작품이다. 네덜란드 듀오 작가 빅 반 데르 폴은 4,000여 점의 미술관 소장품 중 139점을 선별했다. 이 작품들은 6명의 객원 큐레이터들에 의해 1층 전시장 입구에 릴레이 전시된다. 전시는 11월 20일까지, 관람료는 무료.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김희천의 작품 '썰매'(2016).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김희천의 작품 '썰매'(2016).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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