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보험 가입률 93% vs 36%
어민들 이례적 고수온 대비 못해
올 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수많은 가축과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지만 가축사육농가와 양식어가의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가축농가는 재해보험의 덕을 톡톡히 본 반면, 양식어가는 보험가입률이 낮아 변변한 보상을 받지 못한 탓이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29일까지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429만 마리)은 금액으로 환산하면 142억원(보험금 지급기준) 규모다. 특히 땀샘이 발달하지 않아 더위에 취약한 닭 피해(96억원)가 가장 컸고, 돼지(38억원), 오리(7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바다에서도 연안 수온이 30도까지 상승하면서 넙치ㆍ볼락류 등 양식어류가 줄줄이 폐사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24일 기준으로 고수온에 따른 피해액을 42억8,000만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같은 폭염 피해지만 양측의 표정은 극과 극이다. 폐사 피해를 보장하는 가축재해보험의 현재 가입률은 92.9%로 대부분 가축농가가 가입하고 있는 반면, 양식수산물재해보험 가입률은 작년 말 기준으로 35.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양식어가의 보험 가입률이 낮은 이유로는 우선 올해 같은 폭염 피해가 매우 드물었다는 점이 꼽힌다. 적조나 냉수현상으로 인한 피해는 종종 있었지만 올 여름 고수온으로 인한 집단 폐사는 최근 50년간 없었다는 게 어가들의 하소연이다. 게다가 고수온 피해를 보상 받으려면 ‘이상수온 특약’이나 ‘이상조류 특약’에 추가 가입해야 하는데,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폭염 피해에 대비해 보험금을 더 낼 어가는 드물 수밖에 없다. 비교적 최근인 2008년에 시작된 양식재해보험의 홍보가 부족했던 점도 또 다른 이유로 지목된다.
반면 가축농가의 경우, 폭염 피해가 거의 매년 발생하고 1997년 도입된 보험이 비교적 홍보가 잘 돼 있어 보험 가입률이 높은 편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피해 어가마다 최대 5,000만원의 재해복구비를 지원하기로 했는데 이 돈은 어린 물고기 입식비 정도에 불과해 피해를 다 복구하긴 어렵다”며 “앞으로 이상기온이 잦아질 가능성이 큰 만큼 보험 가입을 더욱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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