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에너지 정책인 ‘원전하나줄이기’ 사업에 시민참여 활발
2,000세대 규모의 서울 성북구 석관두산아파트는 2014년 서울시 ‘에너지 자립마을’ 사업에 신청해 선정됐다. 이 아파트는 이후 주민 부담금(약 1,000만원)과 시 지원금(약 3,000만원)을 보태 지하주차장과 세대별 형광등을 LED로 교체하고, 옥상과 베란다에 미니태양광발전소도 설치했다.
그 결과 지난해 이 아파트의 전기사용량은 전년 대비 약 50만㎾(킬로와트) 감소해, 전기요금은 20% 이상(1억 3,000만원) 절감됐다. 올해 폭염에 따른 전기요금 누진 폭탄 역시 주민들에겐 딴 얘기다. 아파트 주민 심재철(46)씨는 “세대별 부담금 때문에 일부 세대는 자립마을 신청에 반대했지만, 지금은 모두 만족한다”며 “에너지 자립마을과 관련 업무는 주민들 의견을 수렴해 자체적으로 결정하고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현재 서울 시내 공동ㆍ단독주택 55개 단지로 구성된 에너지 자립마을은 서울시의 에너지 정책인 ‘원전하나줄이기’의 대표사업 중 하나다. 원전하나줄이기는 서울시가 시민들과 함께 미니태양광발전소 설치 등 신ㆍ재생에너지 생산을 비롯해 형광등의 LED 교체 등 효율화와 플러그 뽑기 등 절약의 생활화를 통해 서울시의 전력자립률을 높이는 정책이다.
2012년 5월~2014년 6월 진행된 원전하나줄이기 1단계 사업을 통해 기존 2.9%에 불과하던 서울시의 전력자립률을 4.7%로 향상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감축된 온실가스양만 563만톤에 이른다.
2014년 7월부터 2020년 말까지 진행되는 원전하나줄이기의 2단계 사업인 ‘에너지 살림도시 서울’은 서울시의 전력자립률을 20%까지 높이는 게 목표다. 목표를 달성하면 서울 시내에서만 태양광 등 탄소배출이 없는 신ㆍ재생에너지 생산과 LED 교체 등 에너지 효율화를 통해 원전 2기가 생산하는 전력에 해당하는 400만TOE의 에너지를 생산하고, 온실가스는 1,000만톤을 줄일 수 있다. 지난해 말까지 이미 113만 TOE의 에너지를 생산해 247만톤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성과를 올렸다. 1TOE는 원유 1톤이 연소할 때 발생하는 열량으로, 일반 가정에서 약 3년 5개월간 사용할 수 있는 전기사용량이다.
원전하나줄이기의 성공 여부가 시민들의 참여 수준에 좌우됐던 만큼 서울시는 원전하나줄이기 정책수립부터 시민들의 참여와 의견수렴을 적극 진행했다. 2012년 1~4월 서울시와 환경단체 등이 16차례 회의를 거쳐 작성된 초안은 시민토론회 등을 거쳐 다시 한번 시민들의 의견 수렴을 받았다.
원전하나줄이기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민관 협력 조직도 구성했다. 기업과 문화ㆍ종교ㆍ교육ㆍ학계 인사들로 구성된 원전하나줄이기 시민위원회와 원전하나줄이기 실행위원회는 민관 의사소통 창구 역할과 함께 사업의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구체적인 활성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2단계 사업은 시작단계부터 사업의 주요방향과 추진방법까지 시민들과 공유했다. 2단계사업의 공식 명칭인 ‘에너지살림도시 서울’부터 시민공모로 선정된 이름이다. 2단계 사업의 정책목표, 세부과제 역시 정책토론회와 설문조사 등을 통해 시민 의견이 적극 반영됐다.
유재룡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에너지절약 노력이 서울시 에너지자립률 향상에 기여했다”며 “앞으로 남은 원전하나줄이기 2단계 사업기간 동안 민간이 더욱 주체가 되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태무기자 abcdef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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